은평 하락, 금천·관악은 보합 이어가
세종, 4주 연속으로 역대 최대 낙폭
서울·경기서 전셋값 하락세도 이어져
대전 전셋값, 2년 반 만에 하락 전환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전국 아파트 시장에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집값 상승을 멈추거나 하락한 지역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번 주 서울에서는 강북·도봉구가 1년 7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고, 관악·금천구가 전주에 이어 보합세를 나타냈다. 경기권에선 시흥과 성남 수정구, 광명, 안양 동안구 등이 하락세로 돌아섰고, 세종은 4주 연속 역대 최대 하락폭 기록을 이어갔다.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4% 올랐으나 상승폭은 지난주(0.05%)보다 축소됐다. 서울의 주간 상승률은 지난 8~9월 0.20%대를 나타냈으나 집값 급등 피로감에 더해 대출 규제, 금리 인상, 세 부담 강화 등의 영향으로 거래가 줄면서 가격 상승세도 꺾였다.
서울에선 강북(-0.02%)·도봉구(-0.01%)가 지난해 5월18일 이후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지난주 하락 전환했던 은평구(-0.02%)가 하락세를 지속했고, 금천·관악구(0.00%)가 각각 2주, 3주 연속으로 보합세를 이어갔다. 강남(0.07%)·서초(0.08%)·송파구(0.05%) 등 강남3구는 상승세를 보였으나, 모두 전주보다 오름폭이 줄었다.
부동산원은 “서울 25개구 중 14개구에서 상승폭이 축소됐다”면서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등 일부 호재가 있거나 저평가된 중저가 단지는 상승했으나 대부분 지역에서 매수세가 감소하면서 오름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세제 완화 공약으로 관망세가 확대된 상황에서 일시적 2주택자나 사정상 집을 반드시 팔아야 하는 이들의 급매물이 집값을 끌어내리는 모습이다.
경기는 지난주 0.07%에서 이번 주 0.04%로, 인천은 0.10%에서 0.09%로 아파트값 상승폭이 축소됐다. 경기에선 시흥(-0.04%), 성남 수정구(-0.02%), 광명·안양 동안구(-0.01%)가 이번 주 하락 전환했다. 앞서 하락세로 돌아섰던 화성·수원 영통구(-0.03%) 등도 내림세를 이어갔다.
지방 아파트값 역시 전주 0.07%에서 이번 주 0.05%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신규 입주물량과 매물 적체 등의 영향으로 대구(-0.04%)와 세종(-0.63%)의 아파트값 내림세가 계속됐다. 세종은 4주 연속(-0.33→-0.47→-0.57→-0.63%)으로 역대 최대 낙폭 기록을 이어갔다.
아파트 전셋값은 서울이 0.06%, 경기가 0.04%, 인천이 0.06% 올랐으나 일제히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둔화했다. 지난주 하락 전환했던 성북구(-0.01%)가 내림세를 이어갔고, 노원·금천구(0.00%)가 보합세를 나타냈다.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계약갱신청구권 행사에 더해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신규 이동수요가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금천구는 인근 안양시 동안구의 신규 입주물량(약 5000가구) 영향으로 보합을 유지했다고 부동산원은 설명했다.
경기에선 의왕(-0.16%)과 과천(-0.06%)이 신규 입주물량 등의 영향으로 하락 전환했다. 성남(0.01%)에선 중원구(-0.08%)에 이어 수정구(-0.03)가, 용인(0.03%)에선 기흥구(-0.05%)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수원(0.00%)은 영통(-0.04%)·권선구(-0.01%) 위주로, 시흥(0.00%)은 정왕동 위주로 하락하면서 보합 전환했다. 인천에선 서구(-0.05%)의 하락폭이 커졌다.
지방 아파트 전셋값은 0.07% 상승했으나 전주(0.08%)보다 오름폭을 줄였다. 신규 입주물량이 쏟아지며 지난주 보합 전환했던 대전이 0.03% 하락했다. 이는 2019년 6월17일 이후 2년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대구와 세종은 각각 0.02%, 0.39%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