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 직장인 A씨(28)는 최근 쿠팡 로켓 와우 멤버십에 가입했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쿠팡플레이를 시청하기 위해서다. A씨는 “유튜브에서 신혜선이 ‘어쩔티비’ 하는 걸 보고 쿠팡 멤버십에 가입했다”며 “OTT도 볼 수 있고, 쿠팡 무료 배송도 이용할 수 있으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장악하고 있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시장에서 쿠팡플레이의 반전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출범 1년 만에 월 이용자 300만명을 끌어모았다.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 효과다. 쿠팡 와우 멤버십의 비장의 무기로 자리 잡았다.
3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 앱(애플리케이션)의 지난 12월 월간활성이용자수는 358만명이다. 전달 대비 90만명이 증가하며 처음으로 300만명을 넘어섰다. 2월만 해도 65만명에 불과하던 MAU는 1년도 되지 않아 5배로 뛰었다.
12월 급상승 배경에는 쿠팡플레이의 오리지널 예능 ‘SNL 코리아’ 공개가 자리하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12월 25일 ‘SNL 코리아 시즌2’ 첫 회를 공개했다. 공개 직후 12월 20~26일 주간 활성이용자수(WAU)가 191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첫 게스트 신혜선의 열연과 윤석열·김건희, 이재명·김혜경으로 변신한 SNL 크루의 정치 풍자 콘텐츠가 화제를 모았다.
쿠팡플레이는 SNL코리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제작사 에이스토리와 독점 서비스 계약을 체결, 지난 9월과 12월 2개 시즌을 공개했다. 시즌1 공개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MAU가 2달 만에 100만명 늘었다. 8월 183만명이었던 MAU는 9월 237만명, 10월 272만명으로 수직 상승했다.
성공 비결은 과감한 ‘투자’다. 쿠팡은 지난해 쿠팡플레이에 1000억원 상당을 투입했다. ‘SNL 코리아’ 시즌1 제작비만 총 12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2011년~2017년 방송사에서 공개되던 시기 제작비의 10배 수준이다. 쿠팡의 ‘전격 지원’에 이병헌, 하지원, 조정석 등 화려한 게스트 라인업을 갖출 수 있었다. 지난 11월에는 20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오리지널 드라마 ‘어느 날’도 선보였다.
쿠팡플레이는 기존 멤버십 가입자를 묶어두는 역할을 넘어,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는 ‘전략 무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OTT 서비스인 쿠팡플레이의 성공으로 3분기에 감소했던 쿠팡의 유효 고객 수가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 쿠팡플레이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다만 쿠팡이 와우 멤버십 월 요금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한 만큼 당분간 쿠팡플레이 이용자 증가세도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회원 대상 요금 인상으로 신규 가입자 확보가 불리해졌다. 쿠팡플레이의 강점이 다른 OTT 대비 저렴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였던 만큼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