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거래량, 지난해 8월 대비 30% 수준
서울 지난해 12월 거래량…2008년 금융위기 수준
저렴한 아파트 거래 비중 높아져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최근 3.3㎡당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급락하는 데는 역대급 거래절벽이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3월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섣불리 거래하지 않고 관망하는 장에서, ‘급매’ 또는 ‘급급매’로 내놓은 물건들만 팔리다 보니 일시적으로 가격이 크게 떨어져 보이는 착시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14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꾸준히 5만건대에서 머물다가 9월부터 4만건대로 떨어진 뒤 11월에는 2만8827건, 올 1월에는 1만6641건으로 급감하고 있다. 3.3㎡당 실거래가가 가장 높았던 지난해 8월 대비 1월에는 거래량이 30%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이 같은 ‘거래빙하기’ 추세는 서울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서울 역시 지난해 9월부터 갑작스럽게 거래량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12월에는 1123건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1500여건)보다 적고 지난해 8월(4216건) 대비 23% 수준에 불과하다. 올 1월 거래량도 678건이다. 1월 거래 신고 기간이 2월 말까지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현 추세대로라면 1000건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대별 거래를 보면 저렴한 아파트들의 거래 비중이 늘었다는 점도 확연히 드러난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탓에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집값 급등 피로감 등이 맞물리며 하락장이 예측되자 수요자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8월만 해도 서울서 이뤄진 4216건의 아파트 매매거래 중 금액이 3억원 이하 물건은 226건(5.3%), 9억원 초과는 2085건(49.4%)이었다. 반면 올 1월 거래 678건 중 3억원 이하가 137건(20.2%), 9억원 초과가 188건(27.7%)으로 저렴한 아파트의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급매가 쌓여 급매 가격이 호가가 될 때 대세 하락장이라 볼 수 있지만 지금 그 정도 수준은 아니다”며 “일부 급매만 팔리는 상황에서 거래량도 너무 적은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