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쿠폰 없네? 배달음식 안 먹어!” 4개월만에 끝난 ‘배달 천하’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배달비 가뜩이나 비싼데 쿠폰 프로모션은 엄청 줄었더라고요? 그럼 쿠팡이츠에서 배달시킬 이유가 없죠.”(소비자)

배달플랫폼 ‘쿠팡이츠 천하’가 4개월 만에 끝났다. 지난해 말 700만명이 넘던 월간이용자수가 최근 560만명대로 주저앉았다. 쿠팡이츠뿐 아니라 배달의민족, 요기요 모두 상황이 예전 같지 않다. ‘쿠폰 뿌리기’ 출혈경쟁이 끝나자 이용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자가격리자가 대거 발생하는 코로나 최정점이 지나면 하락세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따르면, 지난달 쿠팡이츠 월간이용자수(MAU)는 568만명으로 집계됐다. 5개월 중 최저치다. 지난해 12월 70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급 이용량을 돌파했지만 이후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자칫하다간 지난해 10월 수준(546만명)까지 내려올 위기다.

쿠팡이츠를 포함한 배달앱 3사는 성수기인 지난해 말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을 펼치며 출혈경쟁을 벌였다. 당시 쿠팡이츠는 첫 주문 시 매주 다른 브랜드 음식을 1만5000원 할인해주는 파격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프로모션이 끝나자 더는 쿠팡이츠를 이용할 이유가 없어진 소비자들이 대거 이탈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시적으로 진행하는 프랜차이즈 쿠폰행사도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적다는 평이 많다.

단건 배달을 향한 이용자들의 부정적 시선도 악영향을 끼쳤다. 쿠팡이츠는 묶음 배달을 병행하고 있는 배달의민족·요기요와 달리 모든 배달을 단건 배달로 진행한다. 단건 배달을 최근 잇따른 배달비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빠른 속도는 장점이지만 라이더가 단 한 건만 배달해야 하는 탓에 라이더 부족 현상을 가속화했다. 이에 쿠팡이츠가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 배달의민족, 요기요도 안심할 수 없다.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오던 음식배달시장은 이제 한계에 달했다. 3사 배달앱 월이용자수 합계(중복 가능)는 지난해 12월 3682만명에서 지난달 3532만명으로, 150만명 가까이 줄었다. 현재는 자가격리 등으로 아직 배달 수요가 유지되고 있지만 코로나 최정점이 지나면 배달앱의 시대가 저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치솟는 배달비도 문제다. 업계는 단건 배달을 줄일 수도, 배달라이더를 확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동시에 자영업자들은 배달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는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 ‘쿠팡이츠’ 말고 일반 묶음 배달을 시켜 달라”며 공개적으로 ‘단건 배달 거부’를 선언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