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두고 완성차 업계 갈등 첨예

기아 교섭결렬 선언·르노 소송전도

GM 16~17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현대차는 평화롭게 끝냈지만…기아·GM·르노 등 ‘파업 전운’ [비즈360]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 지부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에 미래 고용과 관련한 구체적 계획을 내놓으라고 촉구하고 있다. [기아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가 노사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계 맏형 현대자동차가 여름휴가에 앞서 일찌감치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한 가운데 기아, 한국지엠(GM), 르노코리아 등 타 업체들이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지난 11일 열린 임금 및 단체협상 7차 본교섭에서 사측에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기아 노조는 올해 협상에서 기본급 16만2000원 인상과 성과급 30% 지급, 호봉제도 개선과 이중임금제 폐지, 신규채용 및 정년 연장을 통한 고용안정, 미래차 공장 국내 신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역대급 실적에도 사측의 교섭 행태가 전과 다르지 않다”며 “별도요구안과 단협 요구안에 대해 사측이 일괄 제시하라”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최근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미국 13조원, 국내 63조원 투자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이 전무하다”며 “질 좋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무분별한 해외 투자를 즉각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회사는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 투자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달 현대차가 4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루며 기아도 무난한 합의가 전망됐지만, 이번 교섭 결렬로 파업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기아 노조는 다음 주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르노코리아 역시 노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르노코리아 노조는 이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최대 쟁점은 ‘다년 임단협 합의’다. 사측은 불필요한 노사 갈등을 줄이고 안정적인 신차 생산을 위해 올해부터 2024년까지 3년간 기본급 인상을 반영한 임단협 체결을 요구했으나, 노조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르노코리아 노조는 임금피크제 등을 두고 소송까지 불사하고 있다. 르노코리아 전·현직 노조원 55명은 다음 주 부산지방법원에 임금피크제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받지 못한 임금을 돌려달라는 것이 노조의 요구다. 1인당 청구 금액은 2000만~3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임금 삭감 기간이 과도한 점 ▷임금피크제의 목적인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한 목적에 전혀 부합하지 않은 점 ▷노동 강도 완화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삭감된 임금을 반환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 역시 파업 카드를 고민 중이다. 우선 쟁의권 확보를 위해 오는 16~17일 양일간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투표 대상은 한국GM 노조 부평·창원·사무·정비 지회 등에 소속된 조합원 7400여 명이다.

한국지엠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하면서 사측과 추가 교섭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추가 교섭 결과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 신청도 검토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번 협상에서 월 기본급 14만2300원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400% 성과급(1694만원 상당)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2014년 이후 누적 손실액이 3조원을 넘는 상황이라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단 입장이라 향후 타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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