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중견기업위원회 전체 회의

중견기업 대표·임원 20여명 한자리에

이종태 중견기업위원장 “위기를 기회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AP]

1월 20일 취임 첫날 행정명령으로 미국에 들어오는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기존에 공약한) 관세에서 10%를 더 부과하겠다.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 ‘트루스소셜’ 발언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도 전부터 ‘관세 폭탄’을 예고하고 나서면서 무차별적인 통상 압박이 현실화하고 있다. 트럼프 제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보편 관세 부과 등 세계 경제 질서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안보도, 경제도 미국 중심의 ‘안미경미(安美經美)’로 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상의회관에서 ‘미국 대선 이후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를 주제로 개최한 ‘제29차 대한상의 중견기업위원회’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동맹, 비동맹 구분 없이 대미(對美) 무역 흑자국에 대한 무차별 압박이 가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는 모든 수입 상품에 일괄로 10~20%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적 관세’와 상대국과 동일한 수입 관세율을 부과하는 ‘상호무역법’ 제정을 통해 무역수지 균형을 추구할 것”이라며 “미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에 대해 다양한 형태의 세금과 규제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기업들은) 대미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수출시장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한국의 대미 투자 법인은 우리나라에서 중간재를 수입하는 비중이 높은데, 현지 조달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송의달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는 “트럼프의 압승은 한국 경제에 큰 충격파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사상 최대 대미 무역 흑자 기록을 매년 경신한 한국이 트럼프 2기 시대에 순항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치사회의 근본적 변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지난 30년간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전략으로 많은 성장을 이루었으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며 “대중 무역 적자는 고착화되고, 미국이 ‘아메리카 퍼스트’를 추구하는 상황에서 이제는 ‘안미경미(安美經美)’로 자유민주 국제진영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대한상의 제공]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대한상의 제공]

이종태 대한상의 중견기업위원장(퍼시스 회장)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는 트럼프 제2기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새로운 경제 질서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변화는 수출·통상, 공급망, 금융시장 등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다양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트럼피즘이 몰고 올 새로운 파고에 대비해 우리 중견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위기를 새로운 기회의 발판으로 마련하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트럼프 정부 2기가 출범하게 되면서 글로벌 정세와 통상 질서의 커다란 판도 변화를 마주하게 됐다”며 “무역으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가 이러한 변화를 기회 삼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국제 정세 변화와 통상 리스크에 대한 신속하고 유기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종태 대한상의 중견기업위원장을 비롯해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송호근 와이지원 대표이사 회장, 김현진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 변호사 등 중견기업 대표 및 임원 20여명이 참석했다. 아울러 송경진 아시아재단 한국본부 대표도 참석해 아시아 지역 파트너십을 위한 중견기업과의 협력 방안에 대해서 논의했다. 아시아재단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국제개발단체로 아시아 국가의 국제 협력 및 포용적 성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