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입찰 시도에도 불경기 탓 관심 적어

조합 “리스크 해소”…“너무 싸게 매각” 이견도

시공사와의 1400억원 공사비 증액 두고도 이견

1744억에 올려 1749억에 낙찰…‘고터’ 앞 원베일리 상가, 최저입찰가에 팔렸다[부동산360]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통합재건축)’ 단지의 모습. 유오상 기자.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사업비 마련을 위해 단지 내 상가를 통매각하기로 결정한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통합재건축)’ 조합이 경쟁입찰을 통해 매각 가격을 높여보려 했지만, 사실상 최저입찰가에 낙찰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커뮤니티 시설 고급화 계획에 맞춰 공사비를 추가 지급해야만 하는 조합은 “경쟁입찰을 통해 2000억원까지도 매각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였지만, 최근 침체된 부동산 경기가 발목을 잡았다.

27일 정비업계와 나라장터에 따르면 지난달 일괄 매각을 위한 입찰 공고가 올라왔던 원베일리 상가 132호실은 1710억원을 제시한 ㈜성공한집에 낙찰됐다. 부가 비용 등을 포함하면 최종 가격은 1749억원 정도로, 시작 입찰가격 1744억원과 비교하면 사실상 최저입찰가에 낙찰이 이뤄진 셈이다.

앞서 조합은 아파트 재건축 과정에서 상가 조합원들에게 아파트를 분양하는 대신 상가 121개호실을 받았다. 이에 더해 상가조합소유분 21개호실을 더해 모두 132개호실을 일괄 매각하기로 했는데, 당시 조합은 조합원분양가 기준 1553억원보다 10%이상 높은 가격에 경쟁입찰을 시작해 차익을 더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 탓에 입찰에는 단 2개 업체가 참여했고, 2위 업체 역시 최저입찰가에 근접한 1708억5000만원을 제시했다. 한 조합 관계자는 “낙찰받은 업체가 반포의 다른 아파트 단지 통매각 실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매각 자체는 조합 총회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입찰 조건에 따라 총회 의결 직후부터 중도금 지급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합 내에서는 “고속터미널역과 인접해 접근성이 좋은 상가를 너무 싸게 매각했다”라며 “인근 상가와 비교했을 때 지나치게 매각 가격이 낮다”는 비판도 있다. 한 조합원은 “바로 옆 래미안퍼스티지 상가의 경우 ㎡당 3000만원 넘는 가격에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라며 “이와 비교하면 일괄매각이 손해가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 있었다”고 했다.

다만, 조합은 미분양 위험을 피하고 사업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괄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 고급화 등에 따른 추가 공사비 1400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조합 입장에서는 재원 확보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합은 현금 확보와 동시에 공사비 추가 지급을 요구한 삼성물산 측과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물산이 1400억원이 증액된 공사비 검증서류를 한국부동산원에 접수하자 조합은 최근 공문을 통해 공사비가 과도하게 산정됐다며 반발했다.

반면, 삼성물산 측은 “자재값 인상으로 인한 공사비 증액이 아닌 조합의 시설 요구에 따른 증액”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지난 24일 조합 측에 답신을 보내며 “준공 일정을 맞추고자 손실이 커져 감에도 협력사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는 등 어렵게 공사를 진행하면서도 성공적인 사업수행을 위해 물가인상분의 보전 요청 조차도 삼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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