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첫 신통기획 가이드라인 이달 확정
기존 60층에서 5개층 높여
용적률도 372→399%로 상향
순부담률 20%·대형 위주 공급 등 규제 완화
부동산경기 침체 속 서울시 정비사업 속도전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오세훈표 정비사업’인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신청하며 재건축에 나선 ‘여의도 대장’ 시범아파트가 최고 65층으로 탈바꿈한다. 기존에 논의됐던 60층 재건축안보다도 5개층 더 높아진 것으로, 사실상 여의도 내 재건축단지 중 가장 높은 아파트가 될 전망이다. 최근 부동산경기의 악화 속에 오세훈 시장이 보다 과감하게 재건축 규제 완화에 나서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20일 정비업계와 서울시에 따르면 신통기획 가이드라인 최종안을 준비 중인 서울시는 이달까지 가이드라인을 확정 짓고 공람 등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이달 초 소유주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는데 시범아파트 재건축을 최대 65층까지 허용하는 내용이 마련됐다.
서울시의 개정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시범아파트는 200m라는 고도 제한 내에서 최대 65층 내외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앞서 주민에게 최대 60층 규모로 알려졌던 이전 가이드라인보다도 더 높아진 것이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가이드라인에서는 여의도 전체 스카이라인 계획이 함께 제시됐는데 63빌딩과 가장 인접한 시범아파트의 높이가 여의도 내 재건축단지 중에서 가장 높게 계획됐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63빌딩과 Parc1을 기준으로 역아치형 스카이라인 계획을 세우며 시범아파트의 재건축 높이가 가장 높아질 전망”이라며 “단지 역시 63빌딩과 가까운 동은 최고 65층까지 지어지고, 여의초등학교 등 학교와 인접한 동은 6층 제한을 받는 등 스카이라인이 사선 형태를 이룰 예정”이라고 말했다.
용적률과 순부담률 등 주요 재건축 규제 역시 완화됐다. 지난해 주민은 용적률 372%에 순부담률 25%를 기준으로 재건축 기획안을 서울시에 제안했는데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용적률은 399%로 올랐고, 순부담률은 20%로 오히려 축소됐다. 한강변에는 수변특화지역이 조성돼 기존에 원효대교 진입로 탓에 한강 접근이 어려웠던 주민을 위한 입체보행로 신설 등도 계획안에 포함됐다.
가구 배정 역시 주민 의견이 대폭 반영됐다. 주민 수요조사 결과에 따라 중소형 주택 대신 대형 주택 위주로 공급해 고급화 수요를 만족시키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계획안은 전체 2472가구 중 전용 200㎡ 9가구, 전용135㎡ 385가구를 비롯해 전용 101㎡ 750가구, 84㎡ 988가구 등 중대형 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가장 작은 전용 59㎡는 34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범아파트는 한강변에 있어 기존 규제대로라면 25%의 순부담률을 적용해야 하지만 신통기획 가이드라인 수립 과정에서 건축물 순부담률을 5% 낮춰 기부채납을 더 줄였다”며 “세부적인 부분을 일부 수정해 이달 중 가이드라인을 확정 지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범아파트는 올해로 준공 51년째를 맞아 여의도 내에서도 가장 노후화된 단지로 평가받는다. 서울시는 신통기획을 신청한 대단지인 시범아파트와 한양아파트의 재건축 계획을 동시에 수립 중인데 주요 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정비사업에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겪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선제적인 규제 완화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시범아파트 가이드라인이 먼저 확정되면 다른 여의도 내 신통기획 신청 단지들의 가이드라인도 모두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 등의 규제 완화가 더딘 사이 서울시가 큰 폭의 규제 완화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