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어머니 돌보던 가난한 대학생” 50억원 ‘잭팟’ 알고보니
김준호 주스 대표.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암 투병 어머니 돌보던 가난한 음대생이 인생역전?”

암투병 어머니를 돌보며, 어려운 삶을 살던 대학생이 성공 신화를 써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주스’의 김준호(34) 대표 얘기다.

지니뮤직이 음악 관련 AI 기술 보유 스타트업 ‘주스’에 51억원을 투자하면서 김 대표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음대생 출신 사업가다. 작곡가에서 카페 사장, 다시 스타트업 대표로 변신한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김준호 대표는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하던 평범한 음대생이었다.

하지만 23세가 되던 해 어머니가 구강암 선고를 받으며 인생이 크게 바뀌었다. 음대생인 김 대표와 고등학생인 동생의 교육비도 충당하기도 버거웠다. 이에 김 대표는 어머니의 식당을 이어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식당에서 카페로 업종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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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가운데) 주스 대표. [주스 제공]

뜻밖에 감춰져 있던 사업 수완을 발견하며 카페는 한때 월 5000만원의 매출까지 올리는 등 승승장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늘 ‘새로운 도전’에 목말랐던 김 대표는 4년여만에 카페를 동생에게 물려주고 과감히 스타트업 업계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음악교육 서비스 업체 주스다. 2018년 말 첫 서비스로 ‘청음’을 쉽고 편하게 배울 수 있는 ‘청음이지’를 론칭하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청음을 첫 서비스로 선택한 이유도 김 대표가 음대 입시생 시절 겪었던 경험과 무관치 않았다. 청음은 리듬이나 멜로디, 하모니 등을 듣고 악보에 받아쓰는 음악의 ‘기본’이다. 음대생 필수 과목이지만 레슨비가 적게는 한달에 수십, 많게는 수백씩 든다. 여기에 매일같이 레슨을 받아야 해 수업을 듣기 위해 선생님을 만나러 가는 것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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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스의 음악 교육 솔루션 ‘씨썸!’(Cisum!) 화면. [주스 제공]

김 대표가 겪었던 ‘불편’은 비슷한 고민을 가진 국내외 입시생들에게 통했다. 해외 서비스 오픈 2주만에 100여명이 유료 회원으로 가입했고, 당시 기업 가치(포스트밸류)도 10억원으로 평가 받았다.

청음이지를 시작으로 김 대표는 지난해 2월과 9월에 차례로 ‘씨썸’, ‘안녕 도도’를 론칭했다. 이 가운데 씨썸은 학생과 레슨 가능한 교사를 매칭해주는 스튜디오형 플랫폼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학생이 스스로 연습하고 인공지능(AI) 기반의 피드백을 받을는 것도 가능하다. 해외에서 K팝 열풍이 불며 국내 보컬트레이너를 찾는 수요가 늘자 씨썸의 누적 사용자도 불과 수개월만에 1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니뮤직은 22일 주스에 51억 규모의 지분투자를 결정했다. 주스 인수로 음악 플랫폼 지니 서비스를 고도화 하고 AI 기술 연계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