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주택분 종부세 납부인원 122만명…처음 100만명 넘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 8%…영끌, 빚투 불가능한 일
집값은 매주 역대 최대 하락폭 경신
전문가 종부세 쇼크 하락장 장기화 단초될 수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주택 시장이 3중 쇼크에 휘청이고 있다. 집값 하락폭은 매주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데, 금리는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지난 21일 고지서가 발송된 종합부동산세의 올해 고지 인원이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택 소유자들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21일 122만명에 대해 2022년도 종합부동산세를 고지했다. 이는 주택 보유자 1508만9000명 중 8.1%에 해당한다. 고지 세액은 4조1000억원이다.
올해 주택분 종부세 고지서를 받아든 인원은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작년보다 28만9000명 늘었다. 집을 가진 사람 100명 중 8명이 종부세를 내는 셈이다. 특히 서울은 주택 소유자 260만2000명 중 22.4%인 58만4000명이 종부세 납부 대상에 올랐다.
특히 1주택자들의 부담이 크게 올라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집값이 하락하자 1주택자의 종부세 공제액을 기존 11억원에서 올해 한시로 3억원 특별 상향하는 보유세 완화방안을 내놓았지만, 끝내 국회에서 무산되며 11억~14억원의 주택 한 채를 보유한 9만3000명의 국민이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내게 됐다.
이로 인해 올해 종부세 대상에 오른 1주택자만 23만명에 달한다. 지난해(15만3000명)보다 50.3%(7만7000명) 폭증했다. 고지세액은 2498억 원으로 1년 전보다 6.7%(157억 원) 증가했다.
시장에선 악소리가 들려온다. 대출 이자 부담에 재산세 마저 할부로 냈던 가구들은 종부세까지 더해지자 자포자기하는 모습이 목격된다. 서울 강남권 1가구 1주택자 중 은퇴한 노년층을 중심으로 자기 집에 살면서 ‘월세’를 나라에 매달 100만원 내고 있다는 한탄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종부세 납부자들은 집값 하락폭이 연일 최대폭을 경신하고 있는데, 종부세 납부 대상이 확대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말그대로 징벌적 과세라 지적한다.
실제 지난 17일 한국부동산원의 집값 발표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25주 연속 하락했고, 당시 하락폭은 0.46%는 2012년 5월 부동산원이 조사를 시작한 이후 주간 기준 가장 큰 폭의 낙폭이었다. 서울 아파트값은 1주일 전에도 0.38% 떨어지며 역대 최대 하락폭 기록을 갈아치운 바 있다.
그렇잖아도 주택 보유자들은 천정부지로 치솟한 대출 이자 부담으로 가계 소득의 대부분을 지출하고 있어 실질적인 종부세 체감 부담폭이 보다 크게 다가오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고금리 부담은 주택구입부담지수의 통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04로 집계됐다. 1분기(203.7)보다 0.3포인트 오른 수치로 주금공에서 해당 지수를 산출하기 시작한 2004년 이래 가장 높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때 대출상환부담을 나타내는 수치다. 100은 소득의 약 25%를 주택구입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쓴다는 의미로, 200이 넘은 서울은 소득의 절반 이상을 주택담보대출을 갚는 데 쓸 정도로 매수 부담이 코진 상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기존 중가 아파트가 대거 종부세 대상으로 편입되면서 주택가격 하락장에 세금 납부자는 역대 최대 인원이 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며 “이는 결국 시장 전체적으로 주택 매수 수요를 제한해 앞으로도 하락장이 더 길어지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