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에 일장기 건 아파트, 이유는…
삼일절인 1일 오후 세종시 한 아파트 베란다 국기게양대에 일장기가 걸려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3·1절에 일장기를 아파트 밖으로 걸어 논란이 된 세종시 주민이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지지한다는 뜻에서 이같은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날 기념사에서 이례적으로 한·일 간 과거사 문제 언급을 배제하고 파트너 관계를 강조한 바 있다.

세종시 내 인터넷 커뮤니티와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1일 오전 한솔동 한 아파트 베란다에 일장기가 내걸려 파문이 일었다. 입주민 A 씨가 자신의 집에 일장기를 건 것이 확인됐다.

일장기 게양 소식이 빠르게 퍼지면서 다른 거주민들이 A 씨에게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고, 시민들 신고로 경찰까지 출동했다. A 씨는 오후 4시쯤 일장기를 내렸다.

A 씨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일본이 협력관계에 있는 국가라는 점을 밝혔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옹호의 입장을 표시하는 표식으로 좀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일장기 게양 이유를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줄곧 일본과의 관계 개선 메시지를 내왔고 이날 3·1절 기념사에서도 이례적으로 과거사 문제 언급을 배제하고 파트너 관계를 강조했는데 이에 대한 지지 표명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었다. 특히 복합 위기와 심각한 북핵 위협 등 안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미일 3자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하고 협력해서 우리와 세계시민의 자유 확대와 공동 번영에 책임있는 기여를 해야 한다. 이것은 104년 전,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외친 우리 선열들의 그 정신과 결코 다르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기념사에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다양한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야 할 중요한 이웃나라"라며 "국교정상화 이래 구축한 우호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한일 관계를 건전한 형태로 되돌리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한국 정부와 계속해서 긴밀히 의사소통하겠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일 간 우호·협력을 지지하기 위해 일장기를 걸었다는 A 씨의 주장과는 달리, A 씨가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한국이 싫어서 그랬다", "너 대깨문이지" 등 막말을 했다는 증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