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시즌 이사진 강화 총력

법무·통상 등 전문성에 초점

尹대통령 연수원 동기, 기재부·산업부 장관 출신이 기업으로 오는 까닭은? [비즈360]
맨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구본선 변호사, 성윤모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장승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승우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연합, 헤럴드DB 및 서울대 홈페이지]

[헤럴드경제=한영대·김지헌 기자] 주요 기업들이 이달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진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사외이사로 윤석열 대통령 사법연수원 동기를 선임하거나 장관급 인사를 확충하는 등 중량감 있는 인물을 기용해 급변하는 정세에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이번 주총을 통해 구본선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동시에 감사위원 후보자로 임명됐다. 구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지냈다.

한화시스템은 구 변호사 선임 배경에 대해 “컴플라이언스 차원 적임자로서 전문성 강화를 위해 선임한 것”이라며 “검찰 출신 법조인으로 다양한 경험과 법률 전문성을 바탕으로 감사위원회에서 재무제표의 건전성 및 내부 통제 시스템을 점검 및 통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사위원으로써 투명하고 독립적인 감사의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기계,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각각 차경환 법무법인 평안 대표변호사(전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장), 전명호 김앰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리는 등 법조인 출신 이사진 후보가 눈에 띈다.

최근 심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에 대응하기 위한 인재도 영입했다. 현대차는 장승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장 교수는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한국인 최초로 상소기구 상임재판관을 맡은 글로벌 통상 전문가이다. 효성은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전 산업통산부 장관을 사외이사 후보자로 추천했다.

핵심 사업을 키우기 위한 인물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LG전자는 서승우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겸 지능형 자동차 IT연구센터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스마트 모빌리티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LG전자는 전장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LG전자 전장 사업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흑자 전환(1696억원)에 성공한 바 있다.

LG이노텍은 스마트팩토리 전문가인 노상도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 교수를 이사진 후보로 올렸다. 노 교수는 시스템경영공학 및 산업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다양한 산업현장에 대한 경험을 보유한 인물이다. LG이노텍은 추천 배경으로 “노 교수 경험과 식견이 시장에서 LG이노텍의 입지 확립과 전략 수립에 큰 이바지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은 장재수 고려대 지주회사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장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약 30년 동안 근무하면서 사내벤처를 육성하고, 삼성과 대학 간 협력 모델을 구축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문가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강화 차원에서 전영환 에너지전환포럼 공동대표(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尹대통령 연수원 동기, 기재부·산업부 장관 출신이 기업으로 오는 까닭은? [비즈360]

주총을 통한 신사업 확대도 추진된다. 현대차, 기아는 정관 내 사업 목적에 금융상품판매대리와 중개업을 추가한다. 신사업으로 꼽은 인증 중고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함이다.

LG전자는 기간통신사업 및 화장품판매업을 추가한다. 화장품판매업 추가 조치는 뷰티·의료기기와 결합해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을 판매하기 위한 것이다. LG전자는 프라엘 라인업 등 뷰티·의료기기를 지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사명 변경을 추진한다. 현대건설기계와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은 일제히 사명 앞에 ‘HD’를 추가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이 HD현대그룹으로 탈바꿈하면서 이뤄진 조치이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HD현대인프라코어로 바뀐다. 사명에 두산을 빼면서 HD현대그룹 계열사로 완전히 자리 잡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롯데그룹에 인수된 일진머티리얼즈도 주총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 사명을 변경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포스코케미칼은 포스코퓨처엠으로 사명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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