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세계 주요지수가 동반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홀로 고전을 면치 못한 중국 증시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중국 당국이 올해 남은 기간 상반기 대비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상해종합지수는 하반기 3600선까지 상방이 열려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11일 각국 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연초 이후 3.7% 오른 3203.70을 기록, 주요지수 가운데 올해 상승률이 홀로 한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코스피가 12.7%, 미국 나스닥이 30.8%, 유로 스톡스50이 12.2%, 대만 가권지수가 17.8% 오른 것과 대비된다.
시진핑 집권 3기 시작과 코로나 방역정책변화로 기대감이 높았던 중국증시는 연초 상해종합지수가 한때 3400선까지 상승했지만, 2분기 중국 경제 회복이 약했고 거기에 위안화 약세까지 겹치며 3200으로 회귀한 상황이다. 최근 당국의 금리인하 조치가 있었지만 부양강도가 부족하다는 평가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전날 발표한 6월 중국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5.4%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기도 했다.
다만 하반기 이후 중국의 단기계획과 장기계획을 구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경제보다 정치외교에 집중하며 긴 호흡을 가져가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상반기 대비 강한 부양을 필요로 하는 시점임을 인식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달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공모펀드 운용보수와 수탁 수수료를 내리기로 하고 펀드 운용 보수는 최대 1.2%, 수탁 수수료는 최대 0.2%를 각각 넘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
특히 그간 중국의 코로나 대응은 이른바 ‘돈풀기’보다는 봉쇄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부양여력이 충분하다는 평이다. 중국 중앙정부의 레버리지 비율(부채 의존도)은 올해 1분기 기준 21.4%, 지방정부는 30.1% 수준이다.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소비쿠폰 발행과 보조금 지급이 기대되는 이유다.
하반기 중국증시의 하단방어·상단확대로 상해종합지수가 36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선영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홍콩증시 또한 본토증시의 중자기업 활약과 민영기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으로 자금유입이 예상된다”면서 “중국 소비 부양을 위해서는 자동차 부양이 반드시 동반돼야 해 전기차는 ‘정책지원 1순위’다. 고온현상과 부동산 정책으로 가전수요 확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하반기 이익 추정치와 재고 사이클 조정이 충분한 가전, 스마트폰, 전기차, 전자상거래, 레저, 제약, 음식료 분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경환 연구원은 “하반기 소비 심리와 소비지출 의향이 꾸준히 회복하고, 속도가 점차 빨라질 것”이라며 “올해 중국 소매판매 증가율은 연간 8% 증가하고, 주가와 동행하는 2년 평균 기준 재화소비 증가율은 상반기 2.5~3%에서 하반기 4.5~5%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아시아권 투자자들이 이미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일본과 인도로 떠난 상황에서, 중국증시로 회귀시킬 만한 매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중국 투자은행 HSBC 첸하이증권은 최근 CSI 300의 연말 전망치를 4300으로, 종전 대비 6.5% 낮췄다. 씨티그룹은 홍콩 항셍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지난 2월 제시한 2만4000 대비 8% 내린 2만2000으로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