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냉랭했던 국채 투자

올 들어 국민연금 개혁에 불안감

투자자들 사이 수요 급증

월 50만원 20년 넣으면 월 100만원…개인 국채투자, 은퇴후 ‘소득 크레바스’ 동아줄 될까 [투자360]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국민연금 적립액이 곧 고갈된다는데 국채는 원금 보장도 확실하고 이자까지 보장해주니 더 낫지 않은가요?”

노후 대비를 원하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국채’ 투자가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재테크 커뮤니티에서 나온 주요 반응이다. 최근 정부 자문기구인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가 연금수령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권고하자 불확실성을 덜한 국채가 더 매력적이라는 본 것이다. 내년 상반기부터 개인투자자들도 매년 최소 10만원, 최대 1억원까지 대한민국 국채에 투자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정부가 원리금을 보장하는 국채인 만큼 한국이 디폴트 위기에 빠지지 않는 이상 손실 날 염려가 없어 출시 전부터 반응이 뜨겁다.

11일 기재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개인 투자용 국채 출시를 목표로 업계와 정부는 실무 조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 투자용 국채는 매입 자격을 개인으로 한정해 발행하는 저축성 국채다. 앞서 2020년 기획재정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늘어난 확장재정 기조를 뒷받침하고 개인투자자가 노후 대비책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인투자용 국채 도입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국채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심의·의결해 제도 근거를 마련했다.

전용 계좌만 개설하면 누구나 개인 전용 국채에 투자할 수 있다. 청약과 구매는 은행, 증권사 등 판매 대행사 창구나 온라인에서 하면 된다. 연간 매입 한도는 1인당 1억원, 최소 매입 단위는 10만원이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10년물과 20년물 두 가지 상품이 있다. 만기일에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받고 총매입액 2억원까지 이자 소득의 14%까지 분리과세도 챙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출시 전부터 자산가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다.

2년 전만해도 싸늘했던 시장 반응이 확 바뀌었다. 최소 10년 만기까지 진득하게 장기 투자를 해야 혜택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정책 발표 당시 전문가나 여론 반응은 “장기투자 금리로는 나쁘지 않지만 10년 동안 돈이 묶인 수준에 비해 투자유인이 적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올 들어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빨라지면서 불안감을 느끼는 개인투자자들 사이 국채가 대안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평가도 달라졌다.

정부 자문기구인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는 기금 고갈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여러 개선안을 내놓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연금 받는 나이를 만 65세에서 68세로 늦추는 방안을 이달 정부에 권고했다. 연금 받는 나이를 늦추면 은퇴 후 연금을 받기까지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명예퇴직 등으로 50세 전에 직장을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은퇴 후 국민연금을 받는 기간까지 길어지면 노인 빈곤 우려도 커질 수 있다.

국민들의 ‘소득절벽(소득 크레바스)’ 불안감도 크다. 연금개혁 관련 기사에는 “정년 60세인데 68세에 받으라니 퇴직 후 몇 년 동안을 소득없이 살기란 정말 힘들다”, “기금 고갈 문제가 더 심각해질텐데 앞으로는 내가 얼마 받는지도 더 불확실하다” 등 반응이 대체로 많았다. 이에 10년 넘게 보유하더라도 수령액도 시기도 확실한 국채가 노후대비책으로 더 낫다는 평가가 나오게 된 것이다.

만약 40세 직장인이 59세까지 20년물을 매월 50만원씩 매입하면 60세부터 20년간 매달 세전 기준으로 약 100만원, 세후 기준으로 92만원을 받을 수 있다. 부모가 자녀 나이 0∼4세까지 매년 20년물 500만원을 매입하면, 자녀가 대학에 가는 20∼24세 때 매년 1000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여기에 가산금리까지 정해지면 수익률이 더 올라간다.

다만, 개인용 국채의 투자 매력은 시장금리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국채는 이자가 연 복리로 붙는 게 재미지만 은행 예금금리와 별 차이가 나지 않으면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어 함께 잘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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