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기준 미착공 건설형 공공임대 6.2만가구
행복주택 3년 이상 미착공 0.7만→1만가구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사업승인을 받았지만 첫 삽을 뜨지 못해 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건설형 공공임대주택이 6만가구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학생을 비롯한 청년, 신혼부부 등 젊은층의 주거불안 해소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은 3년 이상 미착공물량이 1만 가구를 넘어섰다.
15일 LH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건설형 공공임대주택 유형별, 경과기간 미착공물량’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6만2739가구의 건설형 공공임대주택이 사업승인 후 착공 단계를 밟지 못하고 있다. 사업 승인 후 3년 이상 경과됐지만 미착공 상태로 남아있는 물량은 2만3170가구다.
건설형 공공임대는 LH가 정부 재정을 지원받거나 직접 재원을 조달해 신규 주택을 건설한 후 주변 시세 대비 60~80% 수준 임대료로 공급하는 주택이다. 최저소득층을 위한 ‘영구임대’, 저소득층을 위한 ‘국민임대’, 대학생·사회초년생·신혼부부 등 젊은층 대상 ‘행복주택’과 ‘통합공공임대’, ‘분양전환 공공임대’ 등으로 나뉜다.
유형별 미착공물량은 ▷영구임대 4142가구 ▷국민임대 1만4353가구 ▷행복주택 3만3100가구 ▷통합임대 1만54가구 ▷분양전환 공공임대 1090가구 등이다.
업계에선 통상 사업승인 후 착공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2~3년 정도로 보는데, 3년 초과 미착공물량은 행복주택이 1만550가구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8월 기준 행복주택의 3년 초과 미착공물량이 7403가구였던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3000가구 넘게 증가한 것이다.
행복주택은 수도권 일대에서도 10만~20만원대 저렴한 월세에 장기간 거주할 수 있어 2030세대를 위한 주거사다리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말 공급된 경기 성남위례 A2-15블록 행복주택은 청년을 대상으로 모집한 14A타입(월세 17만~18만원)이 130가구 모집에 981명이 접수해 7.5대 1의 경쟁률, 26A타입(월세 29만~31만원)은 70가구 모집에 2666명이 몰려 38.1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토지보상 문제, 관계기관 협의 등 여러 사유로 착공이 늦어져 공급도 지연되는 양상이다.
이밖에도 3년 이상 미착공물량은 영구임대 1736가구, 국민임대 9794가구 등으로 집계됐다.
LH 관계자는 “지구별 문화재 출토, 법정보호종 이주, 보상 민원, 지방자치단체 협의 지연 등 선행업무 추진에 애로사항이 발생하면 사안별 추가기간 소요로 착공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며 “착공을 위한 토지 취득·주민 이주 등 보상, 조성공사, 관계기관 협의 추진 여건에 따라 통상 3~5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LH는 사업승인 후 5년 이상이 경과된 물량을 ‘장기미착공’으로 분류하고 이를 위한 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LH 관계자는 “장기미착공 관리를 위한 주택사업 통합이력 관리시스템 개발이 완료돼 현재 적용중이고, 지난 7월 1차 데이터 검증 및 고도화 작업을 마쳤다”라며 “해당 시스템을 통해 장기미착공 지구의 체계적 관리를 통해 미착공물량 적극 해소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상혁 의원은 “주거약자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물량 관리 등 미착공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