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서 보증금 높인 갱신계약 체결

성동구 트리마제, 2년 전 대비 1.6억 올려 갱신

전셋값 회복 따른 주요 단지 증액갱신 증가세

저자세 집주인 돌변한 목소리…“전셋값 1억 올려달래요” [부동산360]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단지 상가 공인중개사 사무실 창문에 아파트 급매물과 상가 임대 등 현황이 붙어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서울 곳곳에서 전세보증금을 부동산 호황기이던 2년 전보다 높여 갱신계약을 체결한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의 선호도 높은 단지를 위주로 전셋값이 전고점 대비 80~90% 수준까지 회복하고 신고가 사례가 나오는 등 회복세를 보이자 증액갱신 사례도 종종 목격되는 양상이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트리마제’ 전용 152㎡는 지난달 7일 전세보증금 33억6000만원에 갱신계약이 이뤄졌다. 계약갱신청구권(갱신권)을 사용해 2년 전 보증금 32억원의 5% 수준인 1억6000만원 높여 계약을 연장했다.

2년 전 신규계약을 체결할 당시인 2021년 6월 같은 타입 전세 시세가 25억~29억 수준으로 시세 대비 높은 금액에 계약이 체결됐음에도 1억6000만원을 올렸다. 현재는 시세가 34억5000만~39억원 수준인데 이를 고려해 세입자가 최대 5%만 인상할 수 있는 갱신권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용산구 ‘용산파크자이’는 지난달 9일 보증금 8억원에 갱신계약이 이뤄졌다. 지난 2021년 7월 신규계약 체결 보증금이 7억56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400만원 올려 계약했다. 당시 같은 타입 시세가 7억~7억5000만원 수준으로 시세 대비 높게 계약이 체결됐지만 갱신계약 때 가격이 더 올랐다.

송파구 대표적 대단지 헬리오시티에서도 증액갱신계약이 체결됐다. 헬리오시티 전용 39㎡는 지난 11일 보증금 4억9610만원에 갱신계약을 맺었다. 2년 전 신규계약 보증금 4억7250만원 대비 2360만원 높였다.

성동구 ‘텐즈힐 1단지’ 전용 84㎡ 또한 집주인이 보증금을 2년 전 대비 1억500만원 높여 갱신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3일 보증금 8억4000만원에 갱신계약을 맺었는데 2년 전엔 7억3500만원이었다. 당시에도 갱신권을 사용해 종전 보증금 7억원에서 7억3500만원으로 올려 계약을 체결한 것이었는데 비슷한 시기의 신규계약(6억8000만원)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이 같은 증액갱신 거래 사례들은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전세 수요 증가, 매물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셋값이 회복세를 보인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역의 랜드마크 단지나 접근성이 좋은 단지들은 전셋값이 많이 올라 증액갱신 사례들은 현재 시세랑 유사한 수준일 것”이라며 “증액갱신 비율이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감액갱신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고 해도 고점 대비 10%정도 빠진 상황이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감액갱신 비율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 전셋값 회복이 빠른 단지들에선 갱신권 사용 사례들이 눈에 띈다. 트리마제의 경우에도 지난 9월 이후 체결된 3건의 전세 갱신계약 모두 세입자가 갱신권을 사용했다. 다만, 증액갱신 증가세가 갱신권 사용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여 수석연구원은 “고점일 때 전세계약하셨던 분들이 2년이 돼서 나가는 시점에 조금 더 저렴한 곳을 찾아 계약할 수 있다”며 “현재는 갱신권 사용이 세입자한테 유용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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