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건강식은 단연 전통적인 ‘지중해 식단(Mediterranean Diet)’이다. 국내에선 따라 하기 쉽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한국 밥상에도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지중해 식단의 우수성과 이를 한국형으로 적용한 세미나도 열린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하이스트리트이탈리아에서는 주한이탈리아문화원 주관으로 ‘세계 이탈리아 음식 주간’ 행사가 열렸으며, 지중해 식단 세미나와 함께 쿠킹 마스터클래스, 와인 시음회 등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한국 밥상에 적용한 지중해식 “탄수화물 ↓· 단백질 ↑”
‘한국인의 건강한 밥상, 지중해식 다루기’를 주제로 한 이번 세미나는 임상영양전문가이자 연세대학교 임상대학원 객원교수인 김형미 교수가 맡았다. 그는 38년간 세브란스 병원에서 임상 영양사로 근무하고, 현재 케어푸드 브랜드 메디쏠라의 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형미 교수는 “식단이 불량했던 지인이 스페인으로 건너간 후 갑자기 피부가 좋아졌다”며 “이때부터 지인이 먹었던 지중해 식단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중해 식단은 1950년 미국의 록펠러재단이 그리스 크레타 섬 주민들의 현저히 낮은 심장병 사망률을 조사하던 중, 그 비결로 이들의 식단을 주목하면서 알려졌다.
김 교수는 “각종 연구를 통해 심장질환, 암, 치매 예방과 관련된 지중해 식단의 유익한 효과가 보고됐으며, 지중해 식단은 해마다 최고의 건강식이자 건강한 다이어트식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전통 지중해 식단은 미국 시사주간지 US뉴스앤월드리포트가 선정하는 ‘최고의 식단’ 순위에서 올해도 1위를 기록, 6년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2010년에는 유네스코(UNESCO)가 세계무형 유산으로 지정했다.
최고의 건강식으로 꼽히는 식단이지만, 자신의 일상에서 이용하기 어렵다면 가치가 떨어진다. 이에 따라서 세미나의 핵심도 단순한 지중해 식단 소개가 아닌 ‘한국인을 위한 지중해식 식단 활용법’에 맞춰졌다.
김 교수가 이끄는 메디쏠라 연구소는 세브란스 병원 의료진과 ‘한국형 지중해 식단의 영양 원칙’을 수립했다. 이는 한국인에게 맞춰진 지중해 식단이다. 현재 한국인의 밥상에서 탄수화물 비중을 낮추고, 이를 지방과 단백질로 채우는 것이 핵심이다. 철저하게 영양소 비율(탄수화물 5: 지방 3: 단백질 2)도 맞췄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해당 식단은 이미 유방암 환자나 제2형 당뇨 환자에게서 비만 예방을 통한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
“생채소·생선 자주 섭취하세요”
김 교수는 “한국형 지중해 식단을 꾸리려면 탄수화물은 현재보다 적게 먹고 단백질은 매끼 섭취하되, 붉은고기 대신 수산물의 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은 고기의 포화지방을 생선의 불포화지방으로 대체하는 것이 건강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인은 오메가 6을 많이 먹는 반면, 오메가3는 부족한 편”이라며 “오메가3는 생선 중에서도 고등어 같은 등푸른 생선에 많다”고 말했다.
채소를 먹는 형태도 언급됐다. 김 교수는 “한국인은 주로 채소를 익혀서 먹지만, 지중해 식단은 매끼 샐러드 형태로 신선한 ‘생채소’를 먹고 여기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extra virgain·최상품 올리브유를 압착해 얻은 첫번째 오일)를 뿌린다”고 설명했다. 올리브유는 오메가 9가 많은 오일로, ‘지중해 식단의 꽃’이라 불릴 만큼 식단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또 그는 “식단에서 채소를 가급적 생으로 먹는 것이 좋으며, 올리브유 대신 들기름을 이용해도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