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와인ㆍ버터ㆍ마늘 등과 조합 좋아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제철을 맞이해 굴 축제가 한창이다. 충남 보령시 천북면 굴단지에서는 2일부터 3일까지 천북 굴 축제가 열리며, 서울 곳곳의 레스토랑에서는 지난 22일부터 한 달간 수협중앙회와 굴수하식수협 주최로 ‘오마이 오이스터 굴 축제’가 열리고 있다.
바닷물의 온도가 내려가면 살이 통통하게 오르기 시작하는 굴은 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가 제철이다. 열량이 낮으면서 다른 조개류에 비해 철분, 아연, 타우린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다. 특하 철분 함유량은 주목할 만하다. 철분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소고기보다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영양성분 자료에 따르면 100g기준으로 굴의 철분 함량은 3.9㎎으로, 이는 소고기(살코기, 생것) 함량(2.6㎎)보다 높다.
생식 굴에 어울리는 양념으로는 마늘이나 버터, 레몬즙, 고추냉이, 타바스코소스 등을 들 수 있다.
주류 중에서는 화이트 와인 또는 샴페인과 주로 페어링(음식궁합이 맞는 조합)된다. 와인업계에 따르면 화이트 와인의 신선한 산미는 굴의 비린 맛을 낮추고, 풍미를 끌어올린다. 그 중에서도 굴과 프랑스 샤블리 와인과의 페어링은 프랑스에서도 최고의 조합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에서는 만화 ‘신의 물방울’을 통해 인기있는 페어링으로 알려졌다. 샤블리는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의 마을 이름이며, 고품질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곳으로 유명하다.
신세계L&B가 운영하는 와인전문매장 ‘와인앤모어’ 관계자는 “화이트 와인 중 ‘루이자도 샤블리’는 굴의 제철 시기에 ‘굴블리’라고 불릴 만큼 굴과의 조합이 뛰어나다”며 “샤르도네 품종 특유의 풍부한 산도와 과일 풍미로 굴을 더욱 신선하고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와인 이름에 굴의 영어명인 ‘오이스터(Oyster)’가 들어가는 제품도 있다. ‘오이스터 베이 소비뇽 블랑’ 또한 굴 요리에 곁들이는 와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급 와인 중에서는 일명 ‘이건희(故 삼성그룹 선대회장) 와인’으로 유명해진 ‘E.기갈 꽁드리유 라 도리안’도 손꼽힌다. 와인앤모어 관계자는 “E.기갈 꽁드리유 라 도리안은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숙성시켜 부드러운 산미와 바디감을 지닌 와인으로, 생굴은 물론 게나 킹크랩과도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제철인 굴은 신선한 생식으로 즐기기 좋으며, 서양에서는 주로 생으로 먹는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열을 가해 만든 훨씬 더 다양한 요리들이 있다. 굴국밥을 비롯해 굴전, 굴찜, 굴짬뽕, 굴 두루치기 등그 종류도 다채롭다. 겨울철 노로바이러스 감염이 우려된다면 생식보다 가열된 요리를 먹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