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용산 등 초고가 임대차 수요 꾸준
지난달 ‘보증금 30억 이상’ 전세 6건 거래돼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부동산 매매시장 침체 분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초고가 임대차’ 수요는 꾸준한 모습이다. 30억~40억원대 전세 계약은 물론 수천만원대 월세 계약도 체결되고 있다. 이러한 임대차 시장의 ‘하이엔드 수요’는 시장의 작동 원리가 일반적인 흐름과는 다르게 작용한다는 해석이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보증금 30억원 이상의 임대차 계약은 서울에서만 6건 이뤄졌다. 부동산 거래 신고기한이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인 것을 고려하면 11월 초고가 임대차 계약 건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6건 모두 주거 선호도가 높은 강남·서초구에서 계약이 체결됐는데 가장 보증금이 높은 건 40억원에 세입자를 들인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244㎡(지난달 15일)였다.
올해 8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도 지난달 30억원대 전세계약이 2건 체결됐다. 전용 133㎡ 한 가구는 지난달 9일 30억원, 같은 면적 다른 가구는 그보다 일주일 뒤 34억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반포 원조 대장주로 꼽히는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222㎡는 지난달 29일 보증금 33억5000만원, 강남구 ‘삼성아이파크’ 전용 167㎡는 37억원에 전세 세입자를 맞았다. 강남구 ‘동부센트레빌’ 전용 161㎡ 또한 지난달 33억원에 전세계약을 맺었다.
지난 10월에는 ‘보증금 30억 이상 전세’ 12건이 거래됐는데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 206㎡가 70억원에 세입자를 들여 가장 보증금 액수가 높았다. 강남권 고가 아파트 대형 면적 한 가구 시세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더욱이 1000만원~2000만원대 월세 수요도 여전한 모양새다. 지난달 서울에선 3건의 ‘1000만원 이상 초고가 월세’ 거래가 이뤄졌는데 강남구 ‘삼성라테라스’ 전용 200㎡는 지난달 10일 보증금 5억원, 월세 22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삼성아이파크 전용 156㎡도 지난달 22일 보증금 2억원, 월세 1400만원에 세입자를 맞았고, 용산구 ‘아스테리움용산’ 전용 191㎡는 보증금 없이 월세 16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앞서 10월에도 1000만원 이상 월세 계약은 총 9건 체결되는 등 매달 초고가 월세 수요는 유지되는 모습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최상위 수요 계층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하이엔드 수요는 부동산 경기가 나빠진다고 해서 감소하지 않는다”며 “몇십억, 수천만원의 임임대차 지불 여력을 갖춘 고소득층은 ‘그들만의 리그’로 수요공급 원리가 작동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