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갭투자 10건…수도권서 가장 많아
김포 전셋값 상승세, 서울 편입설 등 영향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정치권에서 ‘서울 편입설’이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경기도 김포시에서 부동산 침체 분위기가 짙은 최근까지도 갭투자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전셋값이 상승세를 보이자 매매가와 전세가 격차가 1억원대 미만인 매물이 속속 거래되고 있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김포시에선 10건의 갭투자 거래가 체결됐다. 거래 건수가 시군구 기준 전국에서 3위, 수도권 기준 1위였다. 부동산 거래 신고기한이 30일인 점을 고려하면 11월 갭투자 거래 건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김포시 사우동 ‘풍년1단지현대’ 전용 59㎡는 지난 10월 중순 3억7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는데, 지난달 28일 보증금 2억7700만원에 세입자를 들여 갭이 3000만원이었다. 같은 면적 전셋값이 올해 초 2억원대에서 최근 들어선 2억 중반대까지 오른 데다 전세 계약기간이 1년이라 갭이 더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월 중순 1억7300만원에 매매계약을 맺은 통진읍 ‘마송현대1차아파트’ 전용 59㎡ 또한 이달 1일 보증금 1억4000만원에 세입자를 맞아 3300만원의 갭으로 주택을 매입했다.
감정동 ‘신한아파트’ 전용 47㎡는 지난달 9일 한날에 1억1000만원 매매계약과 보증금 7500만원의 전세계약을 체결해 갭은 3500만원이었다.
이처럼 소형 아파트뿐 아니라 중형 면적 아파트도 1억원 미만 갭으로 아파트를 매수한 경우가 다수다.
장기동 ‘한강신도시초당마을중흥S-클래스리버티’ 전용 84㎡는 지난 10월 말 4억500만원에 매매된 후 일주일 뒤 3억5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여 5500만원에 아파트를 사들였다.
고금리 장기화, 집값 하락 등으로 부동산 투자 수요가 잦아든 시점에 김포시에서 여전히 갭투자가 이뤄지는 건 최근 들어 보인 전셋값 상승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또한,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띄운 ‘메가시티 서울’ 및 ‘김포시 서울 편입론’ 등으로 인한 집값 상승 기대감이 일부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김포시를 비롯한 서울 인접 수도권 지역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며 당내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이슈를 띄우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16일에는 뉴시티 특위 위원장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김포시를 2025년 서울로 편입하는 ‘경기도와 서울특별시 간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다만 야당은 ‘총선용 포퓰리즘’이라며 반대하는 입장으로 서울 편입의 현실화 가능성은 미지수다.
이 같은 정치권 움직임에도 김포 전체 아파트값은 잠잠하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김포 아파트값은 지난주에 이어 0.0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셋값의 경우 이와 반대의 양상이다. 김포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주 0.16% 올라 11월 둘째주 이후 2주 연속 상승폭을 키웠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메가시티 서울이 현실화되면 김포 인구, 소득, 인프라 등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도 갭투자 거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더욱이 김포는 수도권 지역인 데다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갭투자 목적에 부합한 지역 중 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김포는 꾸준히 갭투자 수요가 있던 지역이긴 하지만 리스크가 있는 곳”이라며 “배드타운이기도 하고 교통환경이 좋은 편이 아니다. 서울 편입설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실현이 안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거래된 김포의 갭투자 사례들은 투자 수요보다 향후에 실거주를 할 목적으로 내집마련 수요가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