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최측근 김혜경 120억원 주식
차명주식 의심 했지만 정부 패소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정부가 고(故)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차명으로 소유한 것으로 의심받는 주식을 확보하기 위해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나 잇따라 패소했다. 세월호 참사 수습에 들어간 수천억원을 유 전 회장 일가에게 돌려받기 위한 절차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31부(부장 김상우)는 지난달 25일 정부가 김혜경 전 한국제약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인도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김 전 대표는 유 전 회장의 최측근이다. 정부는 김 전 대표 명의로 소유한 세모그룹 계열사 주식이 유 전 회장의 차명 주식이라 보고 2017년 소송을 제기했다. 세월호 특별법에 따른 손해배상금 등 비용 지출에 대한 구상금 확보 차원이다. 김 전 대표가 소유한 청해진해운, 정석케미칼 등 118억원 상당에 달하는 주식이 대상이다.
재판부는 해당 주식은 유 전 회장의 차명 주식이 아닌, 김 전 대표가 직접 취득한 것이라는 김 전 대표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정부는 계열사 임직원 등 관련자들이 ‘김 전 대표가 유 전 회장과 밀접한 관계로 주식 등 재산을 명의신탁 받아 관리했다’는 진술을 바탕으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관련자 진술은 상당 부분 추측에 불과하거나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 망인(유 전 회장)이 자금을 출연해 주식을 취득했다거나 실제 소유자로서 권리를 행사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도 없다”고 했다.
김 전 대표가 55억원 상당의 주식을 소유한 한 계열사의 실제 주주로 활동한 적이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계열사가)피고에게 보유 주식에 대한 배당금을 지급했고 실제로 김 전 대표가 주주총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한 사실이 확인된다”고 했다.
정부가 유 전 회장 일가의 자산을 확보하려다 실패한 사례는 더 있다.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7부(부장 이승원) 또한 정부가 유 전 회장의 차명주식이라고 주장한 정석케미칼 주식 6만 5000여주 인도 청구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약 4억원 상당이다.
지난해에는 이강세·이재영 전 현 정석케미칼 대표와 이순자 전 한국제약 이사 등 5명이 소유한 정석케미칼 주식 19만1000주가 유 전 회장의 것이므로 인도하라고 낸 소송도 정부 패소로 결론이 났다.
한편 정부는 2015년 1월 제정된 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피해자지원법)에 따라 1878억원을 지출했으며 이를 포함한 지출 예정 금액은 4389억원에 달한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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