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 원하는 분 국회 보내는데 도움”
‘기득권·무감동 공천’ 비판 의식한듯
공천 심사 미발표 4권역 대상지로 거론
“갑자기 도입, 선거운동은 어쩌나” 불만도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국민의힘이 22대 총선 공천에 ‘국민추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보수 정치권의 ‘텃밭’인 서울 강남과 영남권 중 미발표 지역구 일부가 대상으로 거론된다. 총선을 40여일 남기고 새로운 제도 도입이 검토된 배경으로는 ‘저조한 공천 흥행’이 꼽힌다. 친윤 주류 인사를 비롯한 현역의원 대부분이 공천을 받으며 ‘기득권·무감동 공천’이란 지적이 나오자, 잡음을 최소화하며 인적 쇄신을 꾀할 돌파구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추천제는 공천 심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4권역 중 강남·서초와 일부 영남권 지역을 대상으로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당 인재영입위원회가 지난해 도입한 국민추천 방식이나, 대국민 오디션 형식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나온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공약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강남·영남은) 전례를 보면 우리 당이 국민의 선택 많이 받아왔던 지역”이라며 “이런 지역에서의 공천에 대해서 국민들께서 많이 의견을 내주시고, 그 의견을 저희가 받아들이는 과정을 거치면 우리 당 공천이 조금 더 공정해 보이고, 실제로 국민들이 원하시는 분들을 국회에 보내드리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도 같은 날 청년 지역구 출마자가 적다는 지적을 받자 “국민추천 이런 데서 좋은 분이 나오면, 만약 한다고 그러면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지역과 방식은 공관위 논의를 거쳐 조만간 결정될 전망이다. 공관위원인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정례브리핑 도중 관련 질문을 받자 “국민추천제를 할지,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할지, 몇 개 지역구에 대해서 할지, 지금 구체적 방안을 고민해가면서 안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답했
공관위가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국민추천제 카드를 꺼내든 건 시스템 공천의 저조한 흥행 실적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컷오프(공천 배제) 된 지역구 현역의원은 단 1명도 없고, 친윤 주류 인사 대다수가 단수공천을 받으며 기득권 공천이란 비판에 직면했다. 계파 싸움이 공천 파동으로 번진 더불어민주당과 차별화에 성공했지만, 오히려 감동이 없는 무감동 공천을 낳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 사무총장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민주당 공천 파동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저희도 감동을 주는 공천인지는 잘 모르겠는데”라며 “국민의힘 공관위는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공천을 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추천제 도입 시 공관위는 ‘국민 눈높이’ 등을 명분으로 인적 교체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발표 지역에서는 교체 대상으로 비춰지는 데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한 미발표 지역 의원은 통화에서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안 그래도 부담인데, 갑자기 추천제를 도입한다고 하면 선거운동을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한편 공관위는 앞서 서울 구로을에 단수공천된 태영호 의원에게 ‘쪼개기 후원’ 의혹과 관련한 정치자금법 등 위반 혐의에 대해 이날까지 소명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동 농협으로부터 불법 정치후원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전주혜 의원도 앞서 소명 자료를 제출했다. 전 의원은 강동갑에 공천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