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잔류로 급한 불 끈 李, 고민정 적극 설득
고민정 측 “통합과 총선 승리 위한 방향 고민 중”
“지도부 간판 고민정, 최고위원 복귀해 역할해야”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갈등을 수습하기 위해 친문(친문재인)계 끌어안기에 본격 나섰다. 친문계 핵심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민주당 잔류를 결정하면서 급한 불을 끈 이 대표는 고민정 의원의 지도부 복귀를 설득하고 있다. 총선을 코앞에 둔 이 대표가 당내 공천 잡음으로 희석된 ‘정권심판론’에 다시 힘을 싣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통합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5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이 대표는 고 의원에게 지속적으로 직접 연락해 최고위원직에 복귀할 것을 요청했다. 고 의원의 지도부 재합류는 이 대표의 향후 통합 행보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친명(친이재명)계 중심 지도부에서 유일한 친문계인 고 의원이 계파 간 소통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 받기 때문이다. 현재 지도부 내에서도 계파갈등 봉합을 위해서는 고 의원의 합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고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의 간판으로 인식되는 인사 중 한 명”이라며 “인지도도 높고, 최고위원으로 당을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해왔다”고 했다. 그는 “고 의원 스스로가 이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최고위 복귀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도 계속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망했다. 대표실 관계자는 “이 대표는 지난 주말 뿐만이 아니라 고 의원이 최고의원직 사퇴 표명을 한 직후에도 직접 연락해 사퇴를 적극 만류했었다”고 설명했다.
고 의원은 최고위 복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의원 측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고 의원이) 여러가지를 놓고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민주당이 통합되고 총선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이 무엇일지 고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고위원회 복귀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고 의원은 지난 2월 27일 임 전 실장 공천 여부 등 민주당 공천 상황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친문 핵심인 임 전 실장이 서울 중구성동갑에서 결국 공천 배제된 후에도 당에 남겠다는 선택을 하자, 고 의원의 최고위 복귀 가능성도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임 전 실장이 당에 남아 8월 전당대회를 노린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너무 앞서간 얘기”라며 “당장의 선거를 위해 임 전 실장도 함께 뛰겠다고 했고 고 의원도 자신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재선의원은 “고 의원은 지도부이기 이전에 본인도 직접 선거를 치러야 하는 입장이다”라며 “계파갈등에 몸살 앓고 있다, 여론조사 안 좋게 나온다는 보도만 나오는 상황은 당연히 고 의원의 선거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 의원은) 경쟁이 치열한 지역구(광진을)에서 이기기 위한 선택을 할 것”이라며 “이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고 의원에게) 간곡하게 복귀해줄 것을 요청했다는데 고 의원도 합류 시점을 고민하고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