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버티면 대학병원 무조건 파산”

병상가동률 낮은 순으로 메달 ‘시상식’도

병원 남은 의사들엔 ‘부역자 OO들’ 비난

“너도나도 의사할래” 충격 사태 1200명 이탈…위기의 과기원 어쩌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이 의사 커뮤니티에 병상가동률과 대학병원 의료이익 등의 자료를 공유하면서 병원이 파산할 때까지 버텨야 정부를 꺾을 수 있다는 취지의 글을 쓴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이 커뮤니티는 의사 혹은 의대생 신분이 증명돼야 가입할 수 있다.

22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최근 의사 보안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는 ‘전공의는 버티면 대병(대학병원)은 무조건 파산’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닉네임 ‘진지한 신경외과의’을 사용하는 작성자는 주요 대학병원의 의료수익과 의료비용, 의료이익(의료수익에서 의료비용을 제외한 액수) 등이 정리된 표를 공유하면서 “결론적으로 전공의 복귀 없이는 병원이 지속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 입장에선 답이 없어 전공의 신분을 무조건 유지시켜줄테니 돌아오라고 하는 교수의 말을 들을 필요 없고 대학병원 20개가 파산할 때까지 기다리면 (정부가) 백지 들고 온다”며 “그때 ‘당연지정제 폐지’ ‘의약분업 폐지’를 쓰면 된다”고 적었다.

이 커뮤니티에는 ‘주요병원 가동률’이라는 제목의 글도 올라왔다. 작성자는 지난 20일 오후 1시 기준 병원별 병상가동률 자료를 첨부하고 부산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의 병상가동률이 최저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또 병상가동률 순위를 매겨 적고 ‘시상식’이라고 표현했다. 병상가동률 감소율이 높은 병원과 병상가동률 최저 순위를 기록한 병원을 나열해 1~3위를 매기고 1위부터 각각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 등의 이모티콘을 붙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커뮤니티에는 “(병상)가동률이 지난주보다 올랐다. 나라에 의사가 부족한 것 맞냐” “부역자들 박제 못하냐. 부역자들 때문에 병상가동률이 아직도 높다” “생각해보니 대병 병상가동률 줄이면 꿀이네” 등의 반응이 담긴 글이 올라왔다.

또 커뮤니티에는 “OO의료원이 파산 직전이다”, “OO대 파산인 것 맞냐”는 등의 조롱성 글들도 다수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