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거래소 이사장 “韓 대표기업들이 밸류업 마중물 역할 해주길” [투자360]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가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대표 기업 11개사(社)를 대상으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에 대해 소개하고 현장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4일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영등포구 서울사옥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전자, KT, KT&G, 코리안리, 현대차, BNK금융지주, CJ제일제당, KB금융, LG화학, 네이버 등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11개사가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거래소는 참석사를 대상으로 지난 2월 유관기관 합동으로 발표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과 향후 주요 추진일정을 소개하고, 기업의 건의 사항 등을 청취했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국내 상장사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로 인해 해외 경쟁업체와 비교할 때 자본시장에서 저평가돼 있다”면서 “이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기업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신 대표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충분히 의견을 수렴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에 반영할 것”이라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대표기업들이 선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마중물 역할을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대표 기업들은 기업의 자발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 방향에 대해 대부분 공감하면서 가이드라인 마련과 인센티브 제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기관투자자의 참여 ▷인센티브 확대 ▷이사회의 역할 ▷자율공시 등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기업들은 밸류업에 대한 정부·유관기관의 지원이 단기적인 관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이면서도 일관된 정책 기조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여기에 기업가치 제고 우수기업의 밸류업 지수·상장지수펀드(ETF) 편입과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의 참여 확대를 통해 기업 밸류업과 투자 사이에 선순환 구조가 구축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기업 밸류업 시행 중 이사회의 역할과 관련해선 과도한 부담은 형식적인 참여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자율성을 부여해 적극적·실질적 참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참석사들은 제시했다. 여기에 공시 관련 부담을 완화해 불성실공시 가능성을 줄이고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참여사들은 기업과 투자자 모두가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세제혜택이 기업 밸류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중요한 인센티브라는 점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이에 정 이사장은 “거래소 자체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거래소는 이날 수렴한 의견을 기업 밸류업 자문단에도 전달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제정과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세부사항 설계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달 3주차와 4주차에 각각 중견기업, 성장기업을 대상으로 릴레이 간담회를 개최할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이 공표된 5월 이후엔 지역별 설명회를 개최해 제도를 적극 홍보하고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