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군비 경쟁에 韓 방산 기업 주목
커진 투자 수요에 ‘방산+우주’ ETF도 신규 출시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우주·방산주 투자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각국이 국방예산을 늘리면서 국내 방산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한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방산과 함께 우주 산업도 높은 성장세가 전망되면서 관련 투자 상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코스콤에 따르면, ‘ARIRANG K방산Fn’ ETF(상장지수펀드)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8일까지 각각 14.65%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이 기간 코스피가 4% 내린 흐름을 뚫고 오름세를 나타냈다. 해당 ETF가 가장 비중 있게 담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27.11%) 등 방산기업의 주가가 크게 뛴 덕분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월 장중 12만7200원에서 이달 24만5000원까지 올랐다.
이달 들어 현대로템(수익률 11.82%), 풍산(20.40%) 등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LIG넥스원·한화시스템·현대로템 등 굵직한 방산기업에 제품 부품을 공급하는 코츠테크놀로지도 덩달아 10% 넘게 올랐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탈세계화, 대립과 갈등이 길어지면서 국방예산도 증액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며 "국내 방산 기업의 추가 수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시장에선 세계 각국의 군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국내 방산기업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국방비 지출은 전년 대비 9% 늘어난 2조2000억달러(약 2926조원)를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올해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한국이 주요 무기 수출국으로 부상하는 배경이다.
여기에 정책 지원도 뒷받침해주고 있다. 지난 17일 정부는 올해 방산 소재부품 기술 분야에 4000억원을 투자하고, 360억원 규모의 산업기술 펀드를 신설하는 등 첨단 방산 기술 지원에도 나선다. 또 올해는 수출입은행법 개정으로 정부의 정책금융 지원 여력도 커진 상태다. 이에 업계에선 주요 방산기업뿐만 아니라 K9, K2 등 제작에 참여하는 국내 협력업체들도 안정적으로 수주 물량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국내 방산주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올리고 있다. 최근 KB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9만5000원에서 24만5000원으로 올렸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21만원에서 27만원으로 더 높게 올려잡았다. 현재 주가보다 15%가량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폴란드 천무 추가 계약 및 루마니아 수출 계약 체결을 기대한다"며 "지정학적 리스크에 의한 무기 체계 초과 수요 국면이 유지되며 수출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방산·우주 산업을 담은 투자 상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오는 23일 ‘타임폴리오 TIMEFOLIO 글로벌우주테크&방산액티브’ ETF를 상장한다. 대표 기업으로는 미국 항공사 보잉과 에어버스, 대표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 RTX부터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등 AI 관련주, 국내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까지 국내외 기업을 두루 담았다.
배현주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매니저는 “과거 2차 세계대전에 개발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우주발사 기술의 근간이 된 만큼 글로벌 방위산업 기업들이 우주산업과 기술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어 우주와 방산 기업은 같이 투자해야 하는 분야”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이란, 팔레스타인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 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실적이 기반 되는 우주, 방산기업 투자의 적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