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 경선, 결국 당내 역학관계
與, 영남·친윤 이철규…물밑 선거운동 시동
野, 이재명 체제 뒷받침…유일하게 박찬대 출사표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여야 교섭단체 협상을 이끌 신임 원내대표로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3선)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3선)이 유력해지는 분위기다. 이 의원과 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각각 찐윤(진짜 친윤), 찐명(진짜 친명)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22대 국회에서 입법 주도권을 두고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대리전 양상이 전망되는 구도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모두 다음달 3일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국민의힘은 과반의석을 확보한 거대 야당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협상력과 정치력이, 민주당의 경우 입법권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할 리더십과 정책기획력 등이 신임 원내대표의 핵심 역량으로 꼽힌다. 하지만 원내대표를 선출할 의원들 표심은 결국 당내 역학관계에 좌우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우선 국민의힘에서는 당선인 숫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영남권 중진을 중심으로 후보군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친윤계를 중심으로 그간 대통령실과 당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온 이 의원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 의원 역시 신임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당선인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물밑에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당 인재영입위원장을 지낸 이 의원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강선영·고동진·박수민 등 영입 인사 출신의 초선 당선인 10여 명과 조찬 모임을 했다. 당 인재영입위원으로 활동한 조정훈 당선인(서울 마포갑)도 이 자리에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의원은 당선인 총회 직후 의원회관에서 박덕흠 의원(4선) 등 중진 의원들과도 별도로 만났다.
경찰 출신인 이 의원은 친윤 중에서도 핵심으로 분류된다. 그는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사무총장에서 물러났지만 사퇴한 지 19일 만에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복귀했다.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박 의원의 대세론이 굳혀지는 모양새다. 당초 22대 총선에서 민주당 3·4선 당선자가 44명에 달해, 신임 원내대표 후보가 난립할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잠재 후보들이 줄줄이 출마를 포기하고 있다. 현재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화한 사람은 박 의원이 유일하다.
실제 신임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됐던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불출마를 시사했고, 후보군으로 꼽혔던 서영교·김성환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대선 때부터 이재명 캠프에서 선거를 지원했다. 이후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합류해 이 대표와 손발을 맞추며 대여 공세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의 강력한 투톱 체제로, 국민이 부여한 임무를 완수하는 개혁국회·민생국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박주민·강훈식·한병도 의원도 거론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박 의원의 비해 친명 색체가 덜해 당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의 연임론이 나오는 만큼 원내대표 역시 이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주는데 최적의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린다. 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