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재편 긴장감 속 예림당 지배구조 변경
FI 투자금 회수시기에 촉각
예림당 행보 나비효과 가능성 주목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항공업에 애착이 크다고 알려진 나성훈 부회장이 모회사 예림당 최대주주에 오르며 티웨이항공 지분구성 변화 가능성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저비용항공사(LCC) 재편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지휘봉을 쥔 나 부회장의 행보가 나비효과를 불러올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도서출판업체 예림당의 최대주주가 최근 나춘호 회장에서 나 부회장(41.1%)으로 변동됐다. 아버지 나 회장이 예림당 보유지분 전량(31.47%)을 아들 나 부회장에게 증여하면서다.
예림당은 티웨이항공 지주사 티웨이홀딩스 지분 39.8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해 2012년 티웨이항공을 인수한 예림당은 코로나19 여파를 고스란히 겪었다. 2019년 티웨이항공이 휘청거리며 예림당 또한 연결실적에 영향을 받았다.
국제유가(WTI) 및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티웨이항공은 항공기 리스 부담에도 신음했다. 그간 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이 티웨이항공을 지탱했는데 수요급감으로 영업력이 훼손돼 고초를 겪었다.
이 시기를 즈음해 재무적투자자(FI)의 조력이 이뤄졌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로부터 2021년 이후 두 차례에 걸쳐 티웨이항공에 1000억원 상당의 유동성을 공급받으며 급한 불을 껐다.
티웨이항공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자 예림당에서도 영향력 행사 채비를 갖췄다. 나 부회장은 앞서 지난 3월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티웨이항공 사내이사에 올랐다.
티웨이항공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는 회사 업무의 중요사항을 결의한다. 아울러 이사회 내에 경영위원회 등을 두고 각 위원회의 구성·권한·운영 등을 이사회 결의로 정한다. 인수·합병(M&A) 등 티웨이항공 주요 경영상의 판단에 나 부회장이 이사회 이사진으로서 개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티웨이항공이 투자업계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예림당 지배구조 변경이 시사하는 바가 상당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주요 주주 간 지분격차가 3% 내외로 미미한 티웨이항공은 M&A 시장의 잠재매물로 꼽혀왔다. 시장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이 티웨이항공 인수 등을 포함해 경쟁력 강화 시나리오를 폭넓게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통합 LCC(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출범을 앞두고 제주항공이 ‘몸 만들기’ 차원에서 티웨이항공 인수 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제주항공 측이 인수자문사를 선임하는 등 구체적 행보를 밟는 단계에 이르진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자체 네트워크를 활용해 경쟁사 현황을 파악하는데 그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제주항공 또한 티웨이항공 인수 검토와 관련해 선을 그었다. 제주항공 및 모기업 AK홀딩스 관계자는 “티웨이항공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그간 티웨이항공은 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에서 수요가 이어졌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유럽노선 일부를 양도받게 될 예정이므로 장거리 운항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FI와 예림당 보유지분이 묶여 경영권이 매물로 나온다면 투자 매력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JKL파트너스는 티웨이항공 보유지분(26.77%) 블록딜 및 예림당 지분 동반매도 등 여러 형태를 통해 투자금회수(엑시트)를 도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