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비서실장·정무수석·홍보수석이 배석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정책위의장·수석대변인

민주, 이 대표-尹대통령 독대 적절치않단 입장

“공개성 기본…단독 만남, 오해 소지 있을 수도”

尹-李 만남에 양측 3명씩 배석…‘영수회담’ 형식도 메시지[이런정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첫 회담을 열어 정국 현안을 논의한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만나는 29일 영수회담에는 두 사람뿐만 아니라 양측에서 3명씩 참모진이 배석한다. 영수회담은 만남 자체가 의미를 갖는 것은 물론 회담 형식에도 메시지가 담긴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배석자 없이 윤 대통령과 마주할 경우 회담 내용이 오해되는 방향으로 전해질 수 있어 독대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영수회담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한 달 남은 21대 국회 임기 동안 민생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헌법재판소가 고인의 뜻과 관계없이 가족들에게 일정 비율의 상속을 보장하는 유류분 제도에 대해 위헌 결정했다. 시대변화와 달라진 가족관계 반영한 판단으로 보인다”며 “국회 차원의 빠른 입법이 뒤따라야 하지만 관련 내용이 담긴 ‘구하라법’이 법사위에 가로막혀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구하라법을 비롯해 민생관련 필수 법안에 대해 최대한 속도를 낼 것”이라며 “여당도 협조하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구하라법은 가수 구하라 씨가 2019년 사망한 뒤 20년 넘게 연락을 끊은 친모가 상속을 주장하고 나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자 발의됐다. 가족 간 최소한의 유대관계가 결여된 경우 등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가족에 대한 상속권 제한을 골자로 하는 민법 개정안이다.

이 대표는 또 “법사위에 자구심사권한을 악용한 ‘법맥경화’ 문제가 22대 국회에선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구심사를 한다는 이유로 소국회처럼 행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법맥경화 문제가 더 이상 문제되지 않도록 제도적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겠단 말씀을 드린다”고도 했다.

이날 영수회담은 지난 26일 이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다 접어두고 먼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밝히면서 급물살을 탔다. 양측의 의제 관련 논의가 지지부진 하던 시점에 이 대표의 언급으로 당일 오전 실무 협상이 다시 진행되면서 일정과 방식이 정해졌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외에 대통령실에서 정진석 비서실장·홍철호 정무수석·이도운 홍보수석, 민주당에서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진성준 정책위의장·박성준 수석대변인이 배석하기로 결정된 것도 이때다.

민주당은 이번 회담에서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독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밀실회담으로 전할 민심은 없다”고 했다. 이 대표가 민의를 전달하고 윤 대통령이 답을 해야 할 자리로 회담 성격을 규정하고 있는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답’을 함께 들을 배석자가 필요하다고 본다. 나아가 독대의 경우 두 사람만의 자리에서 오간 대화가 향후 오해되는 방향으로 새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깔려 있다.

영수회담에 배석하는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실무 협의 과정에서 논의된 것은 아니고 사견이란 점을 전제로 “그 자리에서 논의해서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공개성이 이번 총선의 민의에 대한 반영이고 국민에 대한 예의다, 이렇게 본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왜 그러냐면 두 분 만의 단독 회담만 한다고 하면 도대체 무슨 얘기 나왔느냐, 그리고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나”라며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국정에 대한 정말 진지한 논의를 통해서 답을 찾아가는 그런 과정이 있어야 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