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 대한상의 제주포럼 강연
“우유만 파는 중기 2026년 이후 없어질 것
수요 줄고 비용 오르는데 해외서 값싼 우유 몰려와”
영유아 중심이던 포트폴리오 다각화
“우유로 할 수 있는 사업은 다 해”
[헤럴드경제(제주)=권남근 기자] ‘저출생 시대 분유회사인 매일유업은 이를 어떻게 헤쳐나갈까’, 이같은 물음에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이 직접 설명에 나섰다.
김 부회장은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강연에서 “매일유업이 사업을 시작한 1969년에 신생아가 104만명 태어났는데, 당시 가장 수익이 많이 나는 제품이 분유였다”며 “파우더를 해외에서 사 와서 영양소를 넣어 물에 타 녹인 뒤 건조하는 제품이어서 마진 구조가 좋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부회장은 “2023년에는 신생아가 23만명이 태어났고 급속도로 더 줄고 있다”며 “국내 내수 중심 유가공 업체가 지속가능한 포트폴리오를 만들 지가 저희가 당면한 이슈였다"고 말했다.
분유로 수익을 올리던 매일유업은 저출생 시대에도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힘입어 좋은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영유아에 집중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만들어보자는 전략으로 인구가 늘어나는 65세 이상에 포커스를 맞춘 제품, 우유 대체품을 찾는 젊은 층에 어필할 식물성 우유 등을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김 부회장은 재무담당으로 입사한 2009년에 입사했다. 당시 매일유업 매출은 1조원이 좀 안됐지만 지난해 1조8000억원까지 상승했다.
김 부회장은 향후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전했다. 그는 “우유만 파는 중소기업들은 2026년 이후면 다 없어질 것”이라며 걱정했다. 매일유업의 경우 우유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작업을 10년 전부터 해왔다.
그는 “우유 수요는 줄어드는데 낙농가에서는 우유를 계속 공급한다”며 “낙농가 입장에서 우유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은 계속 오르는데, 오르는 비용을 부가가치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그 사업은 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약 20년 전에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유제품 관세는 방어를 위해 100%로 해놓고 해마다 5%씩 낮춰 2026년에는 0%가 된다”며 “그 사이 해외 낙농가 우유 가격은 더 낮아졌고 국산 우윳값은 2배가 됐다”고 전했다.
김 부회장은 “해외에서 저렴한 우유가 몰려오기 시작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1∼2년 내로 오기 때문에 유업계 위기에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