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李 “캠프 총괄본부장” 칭하자 4위에서 2위로
부울경·충남북서 내리 1등…정봉주와 4.51%P 차이
정봉주 “대선 목전…국민과 소통할 원외 인사 필요”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주말 5개 지역 순회경선에서 내리 1위를 차지해 누적 합계 2위로 올라섰다. 현재까지 득표율 1위인 정봉주 후보와 수석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본격적인 레이스를 펼칠 전망이다. 김 후보의 도약에는 이른바 ‘明心’(명심, 이재명의 마음)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이 취소됐던 정 후보의 ‘막말 리스크’를 우려하는 당내 분위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김 후보는 지난 주말 치러진 부산·울산·경남, 충남·충북 순회경선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해 누적 득표율 4위에서 2위(17.16%)로 상승했다. 첫 주차 제주·인천·강원과 대구·경북에서 1위 행진을 이어가던 정 후보(21.67%)를 4.51%포인트(P) 차이로 맹추격하고 있다. 총 5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에서 최종적으로 가장 득표율을 기록한 후보는 수석 최고위원을 맡게 된다.
김 후보 순위 급부상은 이재명 당 대표 후보 의중에 따른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초 이 후보의 러닝 메이트로 거론됐던 김 후보가 예상 밖의 부진을 겪자, 이 후보는 사실상 김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들을 내놨다. 지난 20일 순회경선 결과 발표 후 이 후보는 자신의 차에서 김 후보와 함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 후보는 김 후보를 “당대표 선거 캠프 총괄본부장”이라 칭하며 “전략과 정무적 판단이 최고시니까 따로 부탁을 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를 못해 결과가 잘못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이 후보 온라인 팬카페 ‘재명이네마을’ 등 친명(친이재명)계 성향 커뮤니티에서는 김 후보가 수석 최고위원을 맡아야 한다는 글들이 줄지어 올라왔다.
정 후보가 수석 최고위원을 맡는 것에 대한 당내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8명의 최고위원 후보 중 유일 원외 인사로 선두를 차지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던 정 후보가 선두를 달리자 민주당 내에선 “각종 논란에 휘말렸던 인사가 수석 최고위원을 맡아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정 후보가 수석을 맡는 것에 대해서는 이 후보도 불안감이 있을 것”이라며 “인지도가 높고 공천 탈락으로 많은 동정표를 받았지만, 다음 경선부터는 김 후보가 더 큰 차이로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 후보는 이 대표가 자신이 아닌 김 후보를 지지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과도한 해석”이라며 선을 그었다. 정 후보는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후보가 본인이 수석최고위원이 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추측이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당원 124만명이 뽑는데 당 대표께서 누가 수석이 되는 것을 생각하고 있겠나. 언론의 과도한 해석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아울러 후보 중 유일 원외인사인 자신이 수석 최고위원을 맡기에 적합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후보는 “지금은 원내 활동도 중요하지만 대선활동을 목전에 두고 있다. 상임위와 본회의에는 제한도 있지만 원외는 국민들과 소통해야 하고, 시민사회와 함께하는 거버넌스도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원외가 더 낫지 않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