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와 절연한 ‘성전환 딸’…트럼프 당선되자 “미국 떠나겠다”, 왜?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가운데, 정작 머스크의 트랜스젠더(성전환) 딸은 "미국에는 미래가 없다"며 외국으로 떠날 가능성을 시사해 눈길을 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머스크의 딸 비비언 제나 윌슨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에 글을 올려 "한 동안 이런 생각을 해왔지만 어제는 나에게 확신을 줬다. 나의 미래가 미국에 있을 것 같지 않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트럼프가 4년만 재임하더라도, 반 트랜스 규제가 마술처럼 일어나지 않더라도, 이것(트랜스젠더 규제)에 기꺼이 투표한 사람들은 아무데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윌슨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바 있다. 그는 향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성소수자 위협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전망에 미국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성전환 호르몬 요법이나 수술 같은 '성 정체성 확인 치료'를 제한하고,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 스포츠팀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하는 등 성소수자에 적대적인 입장을 취한 바 있다.

앞서 머스크가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데에는 성전환 수술을 한 딸과의 관계가 멀어진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윌슨은 머스크가 2000년 결혼해 8년 뒤 이혼한 작가 저스틴 윌슨과 사이에서 얻은 자녀 5명 중 한 명이다. 그는 성 전환 과정에서 아버지 머스크와 갈등을 빚으며 사실상 절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의 성을 버리고 현재의 이름으로 개명하기도 했다.

지난 달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머스크에게 트랜스젠더 이슈는 매우 개인저인 문제"라며 "트랜스젠더 딸인 윌슨은 2022년 4월 아빠인 머스크와 공개적으로 절연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18세였던 윌슨은 캘리포니아 법원에 개명 신청을 하면서 "더 이상 아빠와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올 7월 한 인터뷰에서 딸의 성 정체성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딸이 ‘워크’(woke·정치적 올바름) 사상에 의해 “살해됐다(killed)”고 주장했다. 그는 주변에 속아 딸의 성 정체성 확인 치료를 허락했다고도 말했다.

머스크는 "이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며 "그래서 아들을 잃었다"고 발혔다.

하지만 윌슨은 머스크를 "매우 차갑고 쉽게 화를 내며 무심하고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또 머스크가 여성적 특성을 보인다는 이유로 어린 시절 자신을 괴롭히고 목소리를 달리 내라고 하는 등 남성적으로 보일 것을 강요했다고 공개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