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성탄절을 하루 앞둔 24일 서울고등법원 312호 법정. 형사5부 재판장인 김상준 부장판사는 피고 박모(55) 씨에게 “앞으로도 술을 안 마실 자신이 있느냐”고 물었다. 박씨는 집에 불을 지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지만 올해 7월 알코올 의존증 치료를 조건으로 석방된 상태였다.
김 부장판사는 박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치료프로그램 16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박씨 외 다른 피고인 4명도 같은 법정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죄명은 다양했지만 최근 몇 달 동안 알코올중독과 충동조절장애 등 정신심리치료를 받아왔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김모(18)군도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는 이유로 행인을 때리고 휴대전화를 빼앗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었다. 그러나 이날 80시간 정신심리치료 수강을 조건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받았다.
김 부장판사는 이들을 치료하는 의사들에게 소견서를 받아보며 사회에 복귀해도 괜찮은지 확인해왔다. 재판과 정신심리치료를 동시에 진행해 재사회화를 돕는 이른바 ‘치료 사법’이다. 김 부장판사는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희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피고인들에게 판결문 사본과 지금까지 치료내역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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