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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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움직임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상품(ETP)에 투자한 개인들이 출시 후 두 달 반 만에 6조3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손실은 40~50대에 집중됐으며, 70대 이상 고령층의 계좌당 평균 손실액은 약 3000만원에 달했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박준태 의원 등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27일부터 8월 14일까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P에 투자한 개인의 총손실은 6조313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10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거래 자료를 분석했다.

해당 기간 한 번이라도 관련 상품을 거래한 계좌는 약 54만6000개였다. 전체 손실 중 실제 매매를 통해 확정된 손실이 2조3242억원, 아직 보유 중인 상품에서 발생한 평가손실이 3조9888억원이었다.

40~50대 손실 3조9000억원…70대는 계좌당 약 2994만원

연령별로는 40대 투자자의 손실이 가장 컸다.

40대는 16만5200개 계좌에서 총 2조53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전체 연령대 가운데 거래 계좌 수와 손실 규모가 모두 가장 많았다.

50대는 15만8000개 계좌에서 1조8655억원의 손실을 봤다. 40대와 50대의 손실을 합하면 3조9185억원으로 전체의 62.1%를 차지한다.

30대의 손실도 1조912억원에 달했다. 이어 60대 8059억원, 70대 이상 2934억원, 20대 1958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20대 미만에서도 82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계좌당 평균 손실액에서는 고령층이 두드러졌다.

70대 이상은 9800개 계좌에서 2934억원을 잃어 계좌당 평균 손실액이 약 2994만원이었다.

전체 계좌의 평균 손실액인 1156만원과 비교하면 2.6배 수준이다. 60대 역시 6만1000개 계좌에서 8059억원의 손실이 발생해 계좌당 평균 1321만원을 기록했다.

전체 손실 규모에서는 투자 계좌가 많은 40~50대의 비중이 높았지만, 개별 계좌의 손실 부담은 70대 이상에서 가장 컸던 것이다.

이번 수치는 거래 계좌를 기준으로 산출됐다. 한 사람이 여러 계좌를 이용해 투자했을 가능성이 있어 계좌 수가 실제 투자자 수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보름 만에 확정 손실 3600억원 증가…평가손실은 소폭 감소

8월 들어서는 실제 매매로 확정된 손실이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 7월 말 기준 1조9638억원이었던 매매손실은 8월 14일 2조3242억원으로 확대됐다.

불과 보름 사이 3604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증가율은 18.4%에 달한다.

같은 기간 보유 중인 상품에서 발생한 평가손실은 4조395억원에서 3조9888억원으로 507억원 감소했다.

평가손실이 일부 줄었지만 매매 과정에서 확정된 손실이 더 크게 증가하면서 전체 손실은 6조33억원에서 6조3130억원으로 3097억원 늘었다.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감수하고 상품을 처분한 투자자들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매매손실 증가에는 매매 시점별 주가 변동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이번 집계에는 8월 14일 이후 발생한 매매손익과 평가손익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변동에 따라 현재 투자자들의 손익 규모는 달라졌을 것으로 보인다.

단일종목 ETP 투자 손실이 단기간에 불어난 배경에는 반도체주 주가의 높은 변동성과 레버리지 상품의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주가 등락률 2배 추종…금융당국, 예탁금 3000만원으로 상향

단일종목 레버리지 ETP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특정 기업의 주가 움직임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포함하며, 기초자산의 하루 주가 변동률을 정방향 또는 역방향으로 두 배 추종하도록 설계됐다.

정방향 2배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기초 주가가 하루 5% 상승하면 상품은 약 10% 상승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반대로 주가가 5% 하락하면 약 10%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주가가 급격히 변동하는 상황에서는 투자자의 수익과 손실이 모두 빠르게 확대된다.

특히 레버리지 상품은 매일의 수익률을 기준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장기간 보유할 경우 기초자산의 누적 수익률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주가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 일일 수익률이 복리로 누적되는 과정에서 투자금이 감소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를 ‘음의 복리효과’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단일종목에 대한 집중 투자 위험도 존재한다. 특정 기업의 실적과 업황, 시장 환경이 달라지면 투자 성과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 당시부터 가격 변동성과 복리효과,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사이의 괴리율 등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다.

이후 반도체 관련 종목의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자 보호 조치도 강화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은 지난 7월 16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광고를 금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투자자가 상품을 거래하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기본예탁금도 상향했다.

기존에는 주식과 ETF, 채권 등 대용증권을 포함해 1000만원 이상을 보유하면 거래할 수 있었으나, 7월 31일부터는 현금 3000만원 이상을 확보하도록 요건을 강화했다.

또 상품의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사이의 괴리율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투자자 사전교육과 위험 안내도 보완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적은 투자금으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손실도 증폭되는 구조라며 투자자의 위험 감내 능력과 상품 이해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자료에서는 상품 출시 후 80일 동안 개인투자자 계좌에서 6조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전체 손실의 상당 부분이 아직 매도하지 않은 상품의 평가손실로 남아 있어 향후 주가 흐름과 투자자의 매매 결정에 따라 손실 규모가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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