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는 경제적 계급의 상징이 된지 오래다. 만인에게 평등하게 나뉜 시간을 측정하는 도구의 이율배반이다. 그럼에도 고가의 시계를 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물욕(物慾)은 이토록 즉각적이다.
고급 시계의 대명사격인 오메가는 최초의 기록이 많다. 세계 첫 잠수부용 ‘오메가 마린’은 1932년에 나왔다. 본체 위에 케이스가 하나 더 있다. 탈착 가능하다. 오메가엔 ‘문 워치’라는 애칭이 붙은 시계도 있다.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을 때 비행사가 이걸 차고 있었다. 가격은 1300만원대다.
블랑팡(BLANCPAIN)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 브랜드다. ‘블랑팡 우먼 오프-센터 아워’라는 제품은 3000만원대다.
테두리에 다이아몬드가 다닥다닥 모여있다. 뒷면에선 이파리 다섯 개 달린 꽃모양의 진동추를 볼 수 있다.
더 비싼 시계는 얼마든지 있다. 오데마 피게(AUDEMARS PIGUET)의 ‘로열 오크 오프쇼어 크로노그래프’는 2억3400만원이다. 시계 전면부에 총 309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다. 그저 화려할 뿐이다.
같은 브랜드에선 ‘로열 오크 콘셉트 슈퍼소네리’라는 것도 있다. 외관은 평범하다. 1시간, 15분, 1분 간격으로 소리가 울려 시간을 알리는 기능(미니트 리피터)이 있다. 이 소리로 특허까지 냈다고 한다. 가격은 미정이다. ‘억소리’ 나는 것보다 더 비쌀 아우라다.
한 백화점이 고가 시계 행사를 한다고 해 연휴 끝에 구경했다. 불황이어선지 붐비지 않았다. 젊은 남녀 커플들이 눈에 띄었다. 결혼 예물을 고르고 있었다. 그들의 럭셔리한 예식에 박수를, 스마트폰으로 촌각 다투는 삶을 사는 실용 커플에겐 축복을.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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