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아보듯 맹렬한 무사의 눈빛, 북국의 밤을 깨우다
일본 아오모리에선 험상궂은 표정의 영웅들이 빛의 축제에서 선두에 선다. 대나무와 철사로 뼈대를 세우고 종이를 겹겹이 덧바른 뒤, 먹선과 붉고 푸른 안료로 숨을 불어넣은 형상들. 농번기의 나른한 졸음과 묵은 액운을 쫓기 위해 밝혔던 등불은 수백 년의 세월을 지나 도시 전체를 뒤흔드는 빛의 축제로 자라났다. 이제 도시는 축제를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인하며 길고 혹독한 북국의 겨울을 견뎌낼 뜨거운 열기를 길어 올린다. 액운과 잠을 쫓던 맹렬한 불빛 매년 8월 초, 아오모리의 여름밤은 ‘네부타’의 열기로 달아오른다. 네부타는 ‘졸리다(네무타이)’라는 지역 방언에서 유래한 것으로, 농사일을 방해하는 졸음과 액운을 쫓기 위해 밝히던 대형 종이 인형 등(燈)을 가리키며, 축제 자체를 뜻하기도 한다. 해마다 축제 기간에는 거대한 네부타 수십 대가 거리를 메우고, “랏세라, 랏세라” 하는 추임새가 북·피리·징 소리와 뒤섞여 거리를 울린다. 한 해 벼농사의 풍흉이 갈리는 길목, 무더위와 나태를 떨
2026-10-13 11:4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