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사안, 문제점·취약점 드러나”
‘당원게시판 논란’ 내부 비판 확산에
“저를 흔들려고 하는 것” 공개 반발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5일 “명태균씨 사안에서 문제점과 취약점이 많이 드러났다”며 ‘여론조사 경선 개선 TF(태스크포스)’ 신설을 예고했다. 최근 국민의힘 경선 개입 및 여론조사 조작을 통한 공천 개입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사건과 관련해 당무감사에 이어 재발 방지책 마련에 나서는 것이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직접 경선을 하는 민주 국가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여론조사를 통해 경선하는 방식이 여야를 막론하고 이미 현실로 정착해 있다”며 “그 여론조사가 공정하고 왜곡되지 않게 진행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우리 헌법은 정당 민주주의의 실체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며 “정당 의사결정 과정에서 편법과 왜곡이 개입되면 헌법이 보장한 정당 민주주의는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우리 당원들이 당의 의사 형성에 직접적으로 경선 등에서 참여하는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서 지금까지 문제되고 있는 과거 우리 당의 경선 실태를 철저하게 점검하고, 민심을 왜곡하는 악의적 여론조사가 설 땅이 없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TF는 유의동 여의도연구원 원장이 단장을 맡아 지휘한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을 둘러싼 ‘김건희 여사 개입 의혹’에서 출발한 명씨 관련 논란은 현재 여권 전반으로 확산된 상태다.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이준석 대표가 선출됐던 같은 해 국민의힘 전당대회,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경선 등에서 명씨가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가장 최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인으로 알려진 사업가 A씨가 2021년 재보선 당시 명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번 TF 발족은 친윤(친윤석열) 및 비한(비한동훈) 진영을 중심으로 제기된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한 ‘반격’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이번 논란은 한 대표와 그의 가족들이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게시글을 올려 당원게시판 내 여론조작을 시도했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한 대표가 가족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 침묵하면서 “한동훈 대표가 책임지고 사과해야(나경원 의원)”, “매사 똑부러진 한동훈 대표는 대체 어디로 간 것인가(김은혜 의원)” 등 당 내 비판은 확산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한 대표는 최고위를 마친 직후 기자들을 만나 “어떻게든 당대표인 저를 흔들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며 “저는 이제부터 변화와 쇄신을 실천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제가 TF를 구성한 것도 같은 의미”라며 “유튜버나 이런 사람들이 막 (의혹을) 던지면서 제가 하나하나 응하면서 키워줘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명태균 리스트에 올라왔던 분들이 (당원게시판 논란에) 참전을 하기 시작하면서 한 대표를 공격하기 시작하는 거 보면 ‘이거 뭐지’ 이런 생각도 든다”고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한 대표가 위원장을 맡는 ‘민생경제특별위원회’도 발족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이날 “제가 직접 키를 잡고 대한민국 민생 회복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샅샅이 살피고 즉각 실천하겠다”며 “성장과 복지, 두 가지 모두를 함께 아우르는 정책을 개발하고 실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