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니어, 절친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 천거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 지명자는 논란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내각 인선을 마무리한 가운데 트럼프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46·돈 주니어)가 가족 구성원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떠올랐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1기 집권 때는 큰딸 이방카와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가 최고 정치 고문을 맡았다. 돈 주니어는 주로 가족 사업을 운영하도록 배정됐지만 2기에선 정권인수팀 상임고문을 맡으면서 인선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돈 주니어가 주도한 대표적인 인사는 JD밴스 부통령 당선인이다. 로이터는 “돈 주니어는 아버지인 트럼프 당선인에게 자신의 친한 친구인 밴스를 러닝메이트로 천거했다”며 “결국 트럼프가 밴스를 수용하면서 돈 주니어는 인수팀의 고문으로서 추가적인 정치적 자본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장관 지명자과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도 돈 주니어가 지원한 인사로 알려진다. 케네디 주니어는 ‘백신 음모론’ 등을 퍼뜨린 전력 탓에 보건 정책을 총괄할 자격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개버드 지명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러한 논란 때문에 두 사람은 의회의 지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돈 주니어는 인사 천거 뿐 아니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의 2기 내각 합류를 무산시키는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소수의 소식통과 소셜 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언급한 내용을 분석하면 돈 주니어는 아버지 트럼프에게 충성하는 것 외에도 보호주의 경제 정책과 군사 개입 및 해외 원조 축소 등 반세계화 미국우선주의를 수용하는 후보자를 물색한 것으로 보여진다.
로이터는 “돈 주니어가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내각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가족 구성원으로 부상했다”며 “경험이 없는 충성파가 행정부 고위직 후보로 결정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돈 주니어가 국무장관 후보로 추천한 리처드 그레넬 전 독일 주재 미국대사 대신 트럼프 당선인은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지명했다.
1977년 12월 31일생인 돈 주니어는 트럼프와 첫 부인 이바나가 낳은 세 자식 중 맏이다. 그가 12세 때 트럼프가 이바나와 이혼하면서 아버지와 한동안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성인이 돼서는 아버지 밑에서 일을 배웠다. 돈 주니어는 NBC 방송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서 아버지에게 심한 말을 들은 참가자들에게 “당신이 잘못해서가 아니다, 당신 차례였을 뿐”이라고 위로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