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 말레이 총리 방한…정상회담 가져

‘미래지향적 포괄적 FTA’ 업그레이드

고부가가치 녹색경제 동반자로

北 도발, 러북 협력 ‘규탄’ 메세지

윤석열 대통령,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
윤석열 대통령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 이를 계기로 양국은 ▷무역·투자 ▷국방·방산 ▷에너지 ▷핵심광물 등에 걸쳐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날 두 정상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러북 간 군사협력 심화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안와르 총리와 회담을 진행하고 양국 간 실질 협력과 지역 및 국제 무대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방한은 안와르 총리 취임 후 최초이자, 5년 만에 이루어지는 말레이시아 총리의 방문이다.

대통령실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수립되면서 양국 관계 발전 및 호혜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전기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2025년 외교관계 수립 65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이날 회담에서 양국 관계 도약을 위한 정상 간 의지도 재확인됐다.

무역·투자 부문에서는 5년 만에 협상이 재개된 한-말레이시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논의가 이어졌다. 기존에 협상 중이던 상품 분과에 서비스, 투자, 디지털, 바이오, 그린 등 분과를 추가해 미래지향적인 포괄적 FTA로 업그레이드해 추진하기로 했다.

국방·방산 분야에서도 2023년 ‘FA-50 경공격기 18대 도입 계약’을 바탕으로 양국 간 방산 협력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한 방산협력 강화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예정된 말레이시아의 ‘경공격기 교체 2차 사업’ 등 차기 방산 사업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참여 관심을 요청했다.

양국은 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에도 함께 나선다. 그간 LNG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온 에너지 협력의 범주를 재생에너지 및 온실가스 감축 등 미래 산업 분야로 확장, 고부가가치 녹색경제로 나아가는 동반자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그린수소 생산을 포함한 호혜적인 협력을 확대해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협력 양해각서(MOU)’및 ‘파리협정 제6조(국제감축사업) 협력 MOU’를 통해 ‘셰퍼드 CCS 프로젝트’와 같은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 사업 확대를 위한 제도적 토대를 만들기로 했다.

셰퍼드 CCS 프로젝트는 국내 여러 기업들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국내 허브(hub)에 집결시킨 뒤 말레이시아로 이송하여 해양에 저장함으로써 대기 중의 탄소를 감축하는 사업이다. 아시아 최초의 CCS 허브 프로젝트로 우리 기업들이 말레이시아와 함께 CCS 전주기 밸류체인을 개발중이다.

이밖에도 핵심광물 보유국인 말레이시아와 기관 간 ‘핵심광물 협력 MOU’를 체결해 회복력 있고 안정적인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을 도모하기로 했다. ‘고등교육 협력 MOU’를 통해 양국의 고등교육기관 간 교류 확대, 고등 교육 시스템 등에 대한 정보 교환도 추진된다.

이날 양 정상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포함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프로그램에 대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를 촉구하는데 뜻을 모았다.

러북 간 군사협력 심화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눴다. 그러면서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 지역 조성을 위해 상호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가자지구 및 레바논 상황 등 중동 정세에 대해 깊이 우려하며, 즉각적·전면적 휴전 및 모든 당사자들의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