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500여명 모인 보수단체 “재판부가 간첩”
400여명 참석한 진보단체 “양심있는 재판부”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에서 무죄가 나오자 서초동은 또 한 번 반으로 갈라졌다. 지난 15일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는데, 그때와 희비가 엇갈렸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 등 이재명 대표 지지 단체는 ‘제대로 된 판결’이라며 기쁨의 눈물을, 신자유연대 등 보수단체는 ‘재판부가 간첩’이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진보단체와 보수단체는 25일 오전 11시께부터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을 중심으로 대규모 집회를 벌였다. 이 대표 지지단체는 서초동 중앙지검 서문 좌측 2개 차로를 차지, 경찰 추산 400여명이 참석했다. 집회 트럭에는 검은색 리본과 함께 ‘사법부 근조(謹弔)’가 적혀있었다. 지난 15일 이재명 대표에 유죄를 선결한 사법부를 향해 항의를 표시한 것이다. 참석자들은 ‘이재명 무죄’, ‘정치검찰 해체’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가 나기 전 이 대표를 지지하는 단체에서는 사법부를 향한 불신이 팽배했다. 김모 씨는 “어차피 정치적 판결을 내릴 것이기 때문에 재판부를 믿지 않는다”며 “오늘 유죄가 나오더라도 2, 3심에선 무죄가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 국민이 나서야 민주주의를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에서 온 정창식(75) 씨는 “이재명 대표님이 유죄든, 무죄든 중요하지 않다. 검찰들이 수작을 부리고 있기 때문에 검찰 해체를 외치려 이 자리에 왔다”며 “지난번 1심 유죄 판결도 그렇고 오늘도 검찰이 구형한 걸 보면 결국 검찰의 농간”이라며 사법부에 대한 날선 비판을 이었다. 참석자들은 이재명 대표가 법원을 출석하기 전 집회 장소 인근을 지나가자 “이재명은 죄가 없다”며 구호를 반복해 외치기도 했다.
반면 보수단체 분위기는 밝았다. 경찰 추산 참석 인원 1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이들은 ‘이재명 구속’을 외치며 환호하고 피켓을 들고 흔들었다. 이들은 “한성진(이 대표 공직선거법 1심 재판 판사) 만세!”, “김동현(위증교사 1심 재판 판사) 만세!”를 외치며 오늘 위증교사 재판 또한 유죄가 나올 것으로 봤다.
이재명 대표 위증교사 혐의 1심 ‘무죄’ 받자 희비 엇갈린 서초동
하지만 2시 40분께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에서 이재명 대표의 무죄가 나오자, 이들의 분위기는 반전됐다. 신자유연대 집회에 참석한 50대 최모 씨는 “판결이 개판오분전”이라며 “김동현 판사는 간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위증교사를 한 사람은 무죄가 나오고, 위증을 한 사람은 유죄가 나오는게 말이 되냐”며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분노했다.
방모(80) 씨 또한 “(이 대표가) 시킨 게 아니라면 무슨 이익이 있다고 법정에서 위증을 했겠느냐”라며 “판사가 법을 무시한 거고, 법리를 따른 게 아니라 자기 입맛대로 판결을 내렸다”며 재판부에 대한 불신을 나타냈다. 이어 “범죄자가 권력을 잡으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냐”며 “후손들이 걱정돼서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이 대표 지지자들은 기쁨의 눈물과 환호성을 터뜨렸다. 대구에서 올라온 60대 최모씨는 “지난번에 이재명 대표님 유죄가 나와서 가슴이 너무 아프고 쓰렸는데, 무죄가 나와서 너무 기쁘다”며 “이재명은 무죄다. 양심있는 사법부, 국민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법부가 제대로 된 판결을 내려줬다”고 기뻐했다.
50대 신명희씨는 “당연히 무죄가 나올 줄 알았다. 지난번에는 검찰의 농간으로 유죄가 나왔던 것”이라며 “이번에는 제대로 된 판사가 판결을 내려줘서 너무 고맙다”고 눈물을 훔쳤다. 이어 “이재명이 대통령인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다. 꼭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이재명 무죄’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