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 CFO, 은행 영업기획부장 등 역임한 ‘재무·영업통’

계열사 CEO가 은행장 된 최초 사례…그룹 시너지 극대화 중점

이환주 대표 “신뢰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내부통제 강화”

이환주
차기 국민은행장 단독 후보로 추천된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KB금융그룹 제공]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향후 KB국민은행을 이끌 신임 수장으로 이환주(60)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CEO)가 낙점됐다. 이는 계열사 CEO가 은행장이 된 첫 사례다. 은행, 비은행, 지주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이 대표는 그룹 시너지 극대화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된다. 아울러 영업통이자 재무통으로서 신사업 확장 및 기업가치 제고 등 주요 과제를 원활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27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개최하고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를 선정했다.

1964년생인 이 후보는 선린상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1991년 국민은행에 입행해 강남교보사거리지점장, 스타타워지점장, 영업기획부장, 외환사업본부장, 개인고객그룹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KB금융 재무총괄(CFO) 부사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요직 거친 ‘재무·영업통’…그룹 시너지 극대화 나선다

이 후보는 2020년부터 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2021년부터 지주 CFO로 근무하며 그룹 내 ‘재무통’으로 활약했다. 영업기획부장으로 재직 당시에는 전국 영업점을 총괄하며 ‘영업통’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핵심직무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영업 중심 경영철학을 균형 있게 실현할 수 있는 현장감과 경영관리 역량을 갖추었다는 게 KB금융 측의 설명이다.

특히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로 재임하면서 명확한 방향성과 비전 제시로 푸르덴셜생명보험과 KB생명보험의 통합을 이뤄냈다. 요양 사업 진출 등 신시장 개척으로 우수한 경영능력도 인정받았다.

KB금융은 ▷글로벌 사업 추진력 강화 ▷근본적인 내부통제 혁신 및 기업문화 쇄신 ▷명확한 의사소통 프로세스 정립 리더십의 소유자로 평가됐다. 고객 중심적 사고와 과감한 실행력 등도 겸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KB금융 대표 ‘재무통’으로 여겨지는 만큼, 현재 주요 과제로 여겨지는 기업가치 제고 등을 위한 경영효율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대추위는 “내실있는 성장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자본-비용효율성 중심의 체질개선을 통해 일관된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를 견인할 수 있는 이 후보를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직의 안정 및 내실화를 지향함과 동시에 지주 은행 비은행 등 KB금융 전 분야를 두루 거치며 탁월한 성과를 입증한 경영진이 최대 계열사인 은행을 맡아 은행과 비은행 간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KB금융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KB금융 관계자는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은행의 핵심사업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경영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경영진도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과감히 발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환주 후보 “소상공인·저출생 극복 지원…내부통제 강화”

이 후보는 향후 은행 성장과 함께 사회공헌에 힘쓰겠다는 취임 소감을 밝혔다. 이날 오전 이 후보는 서울 강남구 KB라이프생명 본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은행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고 힘겨워졌다”면서 “오랜 기간 은행에서 일한 경력과 보험사를 이끌었던 능력을 합쳐 국민은행이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평생금융 파트너가 되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또 “힘겨워진 경제여건으로 고생하는 소상공인들을 도울 수 있는 각종 지원사업과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늘봄 돌봄교실 조성사업에도 앞장설 것”이라며 “고객, 직원,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와 함께 성장하고 상생할 수 있는 국민은행을 만들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내부통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금융인에게 요구되는 최고의 가치인 ‘신뢰’를 지켜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끊임없는 내부통제 강화와 고도화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 목표 등에 대해) 향후 여러 경로를 통해 경영 방향을 논의하고 얘기할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추위는 안정적 경영승계를 위해 은행장 자격요건에 부합하는 내·외부 후보 풀(Pool)을 상시 관리해왔다. 은행장 임기만료 3개월 전인 지난 9월부터 차기 은행장 후보 선정에 대한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롱리스트를 확정한 바 있다. 이후 핵심역량에 대한 자질과 잠재력 등을 고려해 최종 후보자를 추천했다.

한편 KB금융은 대추위 결의 이후, 국민은행은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해 후보자에 대한 심층 인터뷰 및 심사추천을 거쳐 은행장 선임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차기 국민은행장 임기는 2025년 1월부터 2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