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강한 두 사람 충돌 가능성 있지만 갑부 등 공통점도
머스크, 추수감사절 만찬장에서 트럼프 옆 ‘최측근’ 과시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대선을 거치며 끈끈한 우정과 유대를 쌓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이의 ‘브로맨스’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일단 현재까지는 머스크가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과정에서 일등공신 역할을 수행하고 트럼프 당선인이 2기 행정부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머스크를 기용하는 등 두 사람의 관계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두 사람 모두 개성 강한 보스 기질을 갖고 있어 조만간 충돌 끝에 협력관계가 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29일(현지시간) 복수의 현지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인수팀과 가까운 한 정계 소식통은 이달 초 미 정치매체 더힐에 “트럼프는 또 다른 알파(우두머리)와 함께 있으려고 하지 않는다”며 “그가 곧 머스크에게 싫증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보다 조명을 받는 인물이 주변에 있는 걸 싫어하는 만큼 머지않아 머스크를 내칠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당선인 측근들 사이에서는 머스크가 마치 ‘공동 대통령’처럼 행세한다는 볼멘소리도 공공연히 터져나온다.
트럼프 당선인과 친분이 있는 한 공화당 측 로비스트도 트럼프 측근들 사이에선 머스크가 트럼프 밑에 있기 너무 거물이라는 인식이 있다고 전했다.
미 시사지 더 네이션 발행인 카트리나 반덴 휴벨은 최근 영국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분석가나 논평가들도 두 나르시시스트 사이의 허니문이 얼마나 오래갈지 회의적”이라며 “이들의 관계는 (대선을 위해 일시적으로 뭉친) 트럼프 동맹과 마찬가지로 매우 위험하고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재무장관 인선과 관련해 머스크가 비판한 스콧 베센트를 트럼프가 지명한 것을 두고 예사롭지 않은 신호라고 해석하는 기류도 있다.
반면 두 사람 모두 갑부인 것을 비롯해 공통점이 많은 만큼 의외로 오랫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뒤따른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후 정권 인수팀이 꾸려진 자신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머스크가 상주하다시피 하도록 하면서 가족과 같은 대우를 하고 있다.
머스크는 전날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추수감사절 만찬 헤드테이블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옆자리를 꿰차고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보다도 트럼프 당선인과 가까이 앉음으로써 굳건한 ‘최측근’ 입지를 확인시키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스페이스X의 우주발사체 발사를 참관하며 머스크에게 힘을 실어준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백악관을 취재하는 매기 하버먼 뉴욕타임스(NYT) 선임기자는 방송에 출연 “대선 직후부터 트럼프 주위에서 머스크가 자신이 없어도 되는 정권인수팀 회의에 나오는 등 너무 많이 등장한다는 불평이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둘의 관계는 꽤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는 자기 주변에 너무 오래 붙어있는 사람을 절대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둘은 공통점이 있다. 머스크도 갑부 중 한 명으로 트럼프는 부에 엄청나게 끌리는 사람이고 재산을 지성과 동일시하는 사람이라 둘의 관계는 꽤 오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