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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계엄령 해제 표결이 있었던 4일 0시30~40분) 윤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국회 의결 정족수(150명)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 의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한 발언이다.

이 발언은 윤 대통령이 당시 국회 내에 있었던 의원 수를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누가 윤 대통령에게 해당 정보를 알려줬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곽 전 사령관은 당시 국회 본회의장 내 상황은 TV방송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다며 인원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측이 관련 정보를 제공했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1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시 본회의장 내 있던 인원들도 숫자를 세기가 어려웠다”라며 “불안하고 초조해서 서 있기도 했기 때문”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특전사가 아니면 내부에서 알려줬을 텐데 국민의힘에서는 한 열여덟 명 와 있었고 바깥하고 계속해서 전화하고 있었지 않나. 그래서 나갈 수 있는 루트는 국민의힘 쪽 아니겠느냐라고 의심할 수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경호 원내대표가 그때 (윤 대통령과) 한 번 통화했다고 하잖나. 그 비상계엄 중간에. 국민의힘에서 추경호나 예를 들면 그런 분들이 알려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추 전 원내대표가 비상계엄에 얼마나 관여했는가와 연관된 문제다. 민주당은 추 전 원내대표가 계엄령 해제 표결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을 국회가 아닌 당사로 모이게 함으로써 표결을 방해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한 상태다. 반면 신동욱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에서 “(비상계엄 선포를) 미리 얘기 못 해줘서 미안하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안다는 취지로 지난 6일 말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두 사람의 구체적인 통화 내용 등을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기무사가 2017년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에도 “여당을 통해서 계엄 필요성 및 최단기간 내 해제 등 약속을 통해 국회의원들이 ‘계엄 해제’ 의결에 참여하지 않도록 유도”, “국회의원을 현행범으로 사법처리해 의결 정족수 미달을 유도”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계엄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해당 문건을 참고한 것 아니냐는 추정이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