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억4160만달러 순매수
계엄령 사태 불구 매수세 지속
트럼프 2기 출범 한달 앞두고 투심↑
이더리움 ETF, 팔란티어·테슬라 이어 3위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국내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시가총액 1·2위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상승률을 2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이달 벌써 1억달러 넘게 베팅했다. 트럼프 2기 출범을 한 달여 앞두고 가상자산 규제 완화에 따른 상승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전날 기준 ‘2X ETHER ETF’와 ‘2X BITCOIN STRATEGY ETF’는 이달 총 1억4610만달러 순매수를 기록했다. 2X ETHER ETF(9579만달러)는 팔란티어(2억8150만달러)와 테슬라(1억9318만달러) 다음으로 국내투자자들이 이달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상품이다. 2X BITCOIN STRATEGY ETF(5030만달러)도 전체 12위에 올랐다.
비상 계엄령 사태 이후에도 가상자산 ETF 매수세는 꺾이지 않았다. 지난 4일부터 전날까지 두 ETF로 1억262만달러가 유입됐다. 비트코인 레버리지 ETF는 지난달만 해도 5587만달러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 매수 우위로 전환했다. 이더리움 레버리지 ETF 매수 규모는 이달 8거래일 만에 지난달(1억4092만달러) 순매수의 68%에 달한다.
‘트럼프 2기’에서 가상자산 규제 완화 정책이 시행되면 비트코인 보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 수혜가 관측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알트코인의 증권성을 인정하며 현물 ETF 등 상품 출시에 제약을 걸었다. 친 가상자산 인사인 폴 앳킨스가 신임 SEC 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상품 출시는 물론 각종 소송 리스크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더리움은 스테이킹(예치) 기능이 포함된 ETF 출시 가능성이 나온다.
비트코인은 11일(현지시각)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 후 10만달러를 재돌파했다. CPI 수치가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살아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자산 구상에 따라 중국의 매수세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앤서니 스카라무치 스카이브리지캐피탈 설립자는 10일(현지시간) “미국이 비트코인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한 만큼 다른 국가들도 비트코인을 방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중국이 비트코인 채굴을 재개하고 전략준비자산으로 비축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블랙록은 지난 7일 발간한 ‘2025 글로벌 전망’ 보고서 “비트코인 채택이 광범위하게 이뤄진다면 투자 리스크와 수익률 프로필은 완전히 새롭게 바뀔 것이다. 그 시점에서 비트코인은 금처럼 특정 리스크에 대한 전술적 헤지 수단으로 더 적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친암호화폐 정책들은 네트워크 효과를 자극해 비트코인 가치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