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작가에 직접 권리 양도받은 출판사가 저작권 가져”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김연아 선수를 모델로 한 만화 ‘내일은 피겨퀸’을 둘러싼 출판사 간 법적다툼에서 법원이 만화가와 직접 양도 계약을 맺은 출판사가 해당 만화의 저작권을 가진다고 판결했다.
서울고법 민사5부(부장 한규현)는 만화가 배모 씨 등과 저작권 양도계약을 맺은 출판사 대표 A 씨가 최초 만화 기획을 담당했던 출판사 대표 B 씨를 상대로 “서적판매를 금지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판결에 따라 A 씨와 만화가들이 맺은 계약이 종료되는 2019년 1월까지 B 씨는 해당 만화책을 복제ㆍ배포ㆍ판매할 수 없다. 또 B 씨는 A 씨에게 총 1700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지난 2008년 만화작가 배 씨와 표 씨는 B 씨가 운영하던 학습만화팀에 김연아 선수를 모델로 한 만화 기획서를 냈다. 대표 B 씨의 승인을 받자 이들은 만화 제작에 들어갔다. 원고가 완성된 후 이들은 B 씨에게 출판을 맡겼다. B 씨는 ‘내일은 김연아’라는 제목으로 만화책을 펴냈다.
이 만화를 출판하고 싶었던 A 씨는 2010년 B 씨에게 계약금으로 4500만원을 건넨뒤 출판권과 저작권을 넘겨받고 ‘내일은 피겨퀸’이라는 만화를 출판했다.
4년이 흐른 뒤 A 씨는 해당 만화의 저작권이 B 씨가 아닌 만화가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당시 B 씨는 이 만화를 ’피겨퀸‘이라는 제목으로 출판해 판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 씨는 만화가들을 만나 직접 5년간 저작권 양도 계약을 맺었고, “저작권자인 것처럼 속여 계약금을 뜯어냈고 책을 계속 판매해 자신의 저작권을 침해한다”며 B 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과정에서 A 씨는 자신이 계약을 통해 만화가들로부터 직접 저작권을 넘겨받았다고 강조했고, B 씨는 당초 자신이 운영하는 학습만화팀에서 이 만화를 기획했으므로 만화의 저작권을 갖는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이 만화를 B 씨가 아닌 만화가 배 씨와 표 씨의 공동 저작물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만화가들이 B 씨로부터 구체적인 작업지시나 감독을 받았는지 인정하기 어렵다”며 “B 씨가 만화의 창작적 표현 형식 자체에 기여했음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공동저작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B 씨가 자신이 저작권자라고 믿고 만화를 판매했기 때문에 고의로 저작재산권을 침해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재판부는 덧붙였다.
재판부는 B 씨가 A 씨에게 받은 계약금, B 씨가 그간 만화책을 판매해 얻은 수익금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액을 1700만원으로 결정했다. 앞서 1심도 A 씨의 손을 들어주며 “B 씨가 A 씨에게 만화책 한 권마다 500만원씩 총 1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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