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이식쿨 호수서 사고
현지서 “진정한 영웅” 추모 이어져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러시아에서 활동한 키르기스스탄 국적의 종합격투기(MMA) 선수 메데트 지날리예프가 호수에 빠진 10대 소녀 4명을 구한 뒤 목숨을 잃었다. 향년 30세.
16일(현지시간) 영국 더선 등 외신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의 이식쿨 호수에서 물에 빠진 10대 소녀 4명을 구하고 실종된 MMA 스타 지날리예프가 지난 13일 호수 바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날리예프 전날인 12일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던 중 한 소녀가 물살에 휩쓸려 깊은 물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사고 당시 호수에서는 네 명의 소녀들이 수영을 하고 있었고, 물살이 세지면서 이들이 위험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본 지날리예프는 친구와 함께 곧바로 호수에 뛰어들어 구조에 나섰고, 소녀들이 무사히 해안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정작 지날리예프 자신은 물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실종됐다.
키르기스스탄 당국은 잠수부를 투입해 수색에 나섰으나 결국 지날리예프는 이튿날 주검으로 돌아왔다. 당국은 그의 시신을 수습한 뒤 사인을 익사라고 결론 내렸다.
사고가 발생한 이식쿨 호수는 키르기스스탄의 대표 관광지로, 세계에서 손에 꼽힐 만큼 깊고 큰 규모의 호수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나 강한 물살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편 지날리예프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프로 MMA 선수로 활동하며 4경기에 출전해 2승 2패를 기록했다. 2019년 8월 경기 후 부상을 입고 패배한 뒤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키르기스스탄 현지에서는 격투기 팬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지날리예프는 영웅으로 기억될 것이다”, “진정한 파이터”, “편히 잠들길 바란다” 등의 메시지를 남기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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