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75세 성인 44명, 하루 2g씩 12주 섭취

악력 21.4→26.8kg…의자 일어서기 시간도 단축

춘천 곤충산업 거점단지 연계…건기식·메디푸드 시장 공략

고소애 다식 [농촌진흥청 제공]
고소애 다식 [농촌진흥청 제공]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고소애로 불리는 갈색거저리 애벌레가 ‘노화로 인해 감소할 수 있는 근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았다. 50~75세 성인이 고소애 가수분해물을 하루 2g씩 12주간 섭취한 결과 악력이 평균 5.4kg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고소애 가수분해물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근력 유지 기능성을 인정받아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등록됐다고 21일 밝혔다.

고소애 가수분해물은 고소애 탈지 분말에 효소를 처리해 고분자 단백질을 작은 펩타이드나 아미노산으로 분해한 소재다. 고소애 건조 분말은 단백질이 풍부하지만 고분자 단백질 특성상 소화·흡수에 시간이 걸리고 다양한 제형으로 가공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농진청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단백질을 저분자화하는 가수분해물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고소에 음료 [농촌진흥청 제공]
고소에 음료 [농촌진흥청 제공]

근력 유지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인체적용시험에는 50~75세 성인 44명이 참여했다. 이들에게 12주 동안 하루 2g의 고소애 가수분해물을 섭취하도록 한 결과 악력은 평균 21.4kg에서 26.8kg으로 5.4kg 증가했다.

신체 수행 능력을 측정하는 ‘5번 의자 앉았다 일어서기 검사’에 걸린 시간도 7.38초에서 6.23초로 줄었다. 인체에서 부피가 가장 큰 근육군 중 하나인 대퇴사두근의 경우 신전근 근력은 7.7배, 굴곡근은 2.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은 작용기전을 확인하는 연구도 진행했다. 고소애 가수분해물에서 지표성분인 펩타이드 ‘AAPY’를 확인하고, 이 성분이 근육세포 조절인자인 SIRT1과 Akt 경로를 활성화해 근육 단백질 분해를 억제하고 합성을 촉진하는 것을 확인했다.

고소애는 2016년 3월 식품공전에 일반식품 원료로 등록됐다. 이후 농진청은 새로운 단백질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왔다. 수술 후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에서는 근 감소 억제와 면역세포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 항암치료 중인 환자가 고소애 셰이크를 섭취한 연구에서도 단백질 섭취율 증가와 근육량 확대 등의 효과가 나타났다.

고소애 환자 식단 [농촌진흥청 제공]
고소애 환자 식단 [농촌진흥청 제공]

이번 기능성 원료 인정으로 고소애의 활용 범위도 일반식품에서 건강기능식품으로 넓어질 전망이다. 농진청과 농림축산식품부, 산업체가 공동으로 연구와 원료화를 추진했다.

대량 생산 기반도 마련됐다. 정부는 지난 8일 강원 춘천에 곤충 원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첫 곤충산업 거점단지를 준공했다. 연간 최대 1000톤(t)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로, 건강기능식품과 음료, 단백질 파우더, 특수의료용도식품인 메디푸드 등에 사용할 고소애 원료를 생산할 예정이다.

정경석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고소애 가수분해물의 근력 유지 기능성 원료 등록을 계기로 기업 중심의 상용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곤충산업 거점단지를 통해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을 기반으로 생산·유통을 아우르는 산업화 생태계를 강화해 국제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남정 농진청 농업생물부장은 “이번 성과는 곤충이 일반식품에서 기능성 원료로 도약하며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민관 협력을 확대해 곤충 단백질의 기능성 원료화와 제품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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