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오픈AI·xAI·구글 美서 피소

“반독점법 위반…구독료 개선 지연 초래”

앤트로픽·오픈AI, 상장연기·현금고갈 우려

오픈AI 2030년 385조원 현금흐름 적자 전망

주요 인공지능(AI) 기업들이 내세운 속도조절론이 담합에 해당한다는 집단소송이 미국에서 제기됐다. AI 안전을 둘러싼 논쟁이 법적 분쟁으로 번진 가운데 기업공개(IPO)를 앞둔 앤트로픽과 오픈AI는 막대한 투자 부담과 매출 성장 지속 가능성까지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북부지법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변호사 찰스 뷔스트를 포함한 대표 원고 4명은 앤트로픽과 오픈AI, 스페이스XAI, 구글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들은 소장에서 12일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발표한 AI 속도조절을 담은 글과, 이에 동조한 샘 올트먼 오픈AI CEO,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AI CEO,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최고과학자의 합의가 연방 반독점법(셔먼법 제1조)을 위반한 담합 행위라고 주장했다.

소장은 “각 기업이 개별적으로 안전 기준을 세우고 개발 속도를 조절할 자유와 의무는 없다”면서도 “이를 경쟁사 간 합의를 통한 집단적 구속으로 대체하는 것은 반독점법이 금지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클로드와 챗GPT, 그록(Grok), 제미나이 등 유료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같은 구독료를 내고 더디게 개선되는 제품을 이용하게 돼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법원에 속도 조절 합의가 담합에 해당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에 따른 손해배상도 명령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이번 소송의 취지는 AI 개발을 무조건 가속하라는 데 있다기보다, 기업 간 사적 합의 대신 법적 구속력을 갖춘 규제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원고 대리인인 닉 로울리 변호사도 의회 전문매체 ‘더힐’에 “이번 소송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영리’ 기술기업의 사적인 이기적 합의로 AI가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일을 막고자 제기됐다”며 “법치주의는 정부가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투명하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확립돼야 한다”고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속도조절론을 둘러싼 업계 내부의 입장도 엇갈린다. 피고 기업들은 대체로 아모데이의 주장에 동조했지만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반대하거나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속도조절이 중국에만 이익을 줄 수 있다며 비판했다.

이번 논쟁은 AI 기업들이 실제 사업 현장에서는 오히려 거대한 투자와 경쟁 압박에 직면한 상황에서 불거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앤트로픽을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현재의 고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 고객 중심의 앤트로픽은 7월 기준 연 환산 매출이 650억달러(약 90조원)에 달했고 연말까지 12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투자자들은 보고 있다. 다만 앤트로픽 매출의 상당 부분이 일부 대기업과 클라우드 파트너사에 집중된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개입 가능성, 오픈AI와 중국 저가 모델의 추격 등이 변수다.

오픈AI는 더 큰 자본 부담을 안고 있다. FT가 입수한 내부 자료에 따르면 AI 연산과 데이터센터 등에 필요한 자본지출은 2020년까지 856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3월 유치한 1220억달러(약 169조원)의 투자금은 2028년 소진되고, 2030년에는 잉여현금흐름 적자가 2780억달러(약 38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럼에도 오픈AI는 앤트로픽과의 경쟁과 중국 AI 모델의 추격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모델의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정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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