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10주 만에 소폭 반등했다. 리얼미터가 조사한 결과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1.0%포인트 오른 34.8%로 집계됐다. 하지만 부정 평가 역시 0.1%포인트 오른 만큼, 뚜렷한 추세 전환으로 보기는 이르다.

특히 부동산 분야로 시선을 좁히면 민심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앞서 18일 기자회견 직전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부정 평가는 취임 후 가장 높은 56%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이 20%로 가장 많이 꼽혔다.

조사기관과 방식은 다르지만,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기자회견에서 가장 듣고 싶었던 얘기 중 하나는 주택 시장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이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부동산 시장을 반드시 안정시키겠다”면서 “공급·규제·세제 정책의 확고하고 신속한 집행, 이해관계자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혼란과 반발을 최소화하며 집값 안정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시장 상황과 관련해선 “전에는 (가격이) 강남은 꼭대기, 다른 데는 낮은 식이었는데 여기(강남)는 내리고 여기(강남 외 지역)는 살짝 오르는 일종의 평탄화 작업이 진행되는 것 같다” 고 말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는 시장에서 체감하는 현실과는 다르다. 강남 집값이 내려가는 동안 강북 집값이 오르는 것을 두고 ‘평탄화’라고 표현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중저가 주택을 찾는 서민들의 주거 부담은 ‘어려움’을 넘어 고통이 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을 보면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서울 10개 자치구(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은평·강서·구로·금천·관악)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기준 1년 전보다 11.15% 올랐다.

문제는 중저가 아파트 값 상승세가 자연스러운 시장의 흐름이라기보다는 정책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과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면서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여기에 지난 8월 3일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집주인에 대한 실거주 의무가 더욱 강화되면서, 당장 들어갈 집을 구하지 못한 신혼부부와 청년층이 외곽 아파트 매수에 나서기 시작했다. 서울 전 지역에서 주택담보비율(LTV) 최대 한도가 40%로 제한되고, 강력한 대출규제 속 ‘영끌 매수’가 이어지자 서울 외곽 집값까지 대출이 최대 한도로 가능한 수준까지 따라붙는 ‘키맞추기’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결국 정부의 ‘집값 안정’을 위한 정책이 강북과 외곽의 집값을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통계 이래 최장 상승 기록을 앞두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둘째 주(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6% 상승했다.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84주 연속 상승이다. 2주만 더 오르면 문재인 정부 당시 기록인 85주를 넘어선다. 무엇보다 심각한 건 서민 실거주와 직결된 전세 가격 오름세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전셋값 급등과 전세 매물 감소에 대해서는 어떤 답도 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현상을 두고 ‘정상화 과정’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전셋값 오름세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묻자 “전세 물량이 부족해서 폭등했다는 것은 그런 상황을 원하는 사람들이 만든 논리”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지금 전세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 역시 정부가 바라보는 ‘정상화’의 한 과정인지, 그 과정에서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서울 전세가격 오름세는 기록적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누적 상승률은 9월 둘째 주(14일) 기준 7.79%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 1.66%와 비교하면 약 4.7배 높은 수준이다. 연간 상승률 기준으로도 지난해 3.77%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섰고, 전세난이 심각했던 2015년(10.7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금 서울에서 집을 구해야 하는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집이 얼마나 남아 있느냐의 문제다. 홍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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