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성 사장, LA서 북미 10개 무역관장 전략회의

美 제조 공급망 재편 맞춰 K-소부장 진입 지원

8월까지 대미 화장품 수출 38%↑

강경성(왼쪽 두 번째) 코트라 사장이 현지시간 2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26 북미지역 무역투자확대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코트라 제공]
강경성(왼쪽 두 번째) 코트라 사장이 현지시간 2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26 북미지역 무역투자확대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코트라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미국의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제조 공급망 재편, K뷰티를 중심으로 한 K컬처 확산이 국내 기업의 북미 진출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코트라는 관세 등 통상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동시에 이들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 수출 품목과 진출 방식을 다변화한다는 전략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강경성 사장 주재로 ‘2026 북미지역 무역투자확대 전략회의’를 열었다고 23일 밝혔다.

회의에는 미국과 캐나다의 10개 무역관장이 참석했다. 코트라는 북미 시장의 주요 변화로 ▷AI 산업 확대 ▷글로벌 제조기업의 공급망 재편 ▷K컬처·소비재 수요 증가를 꼽았다.

관세와 미중 갈등 등 통상 여건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특정 품목이나 진출 방식에 의존하기보다 수출·투자 분야를 넓혀 위험을 분산한다는 구상이다.

가장 먼저 주목한 분야는 AI다. 미국에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가 확대되면서 전력망부터 변압기, 케이블, 에너지저장장치(ESS), 냉각설비까지 관련 인프라 수요가 함께 커지고 있다.

올해 1~8월 한국의 대미 전력기기 수출액은 28억4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3% 늘었다. 반도체 수출은 20억8000만달러로 292.7% 증가했다.

코트라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비롯해 변압기와 케이블, ESS, 데이터센터 냉각장치 등을 AI 산업 확산에 따른 주요 수출 유망 품목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전력 공급망 규제 강화도 변수가 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6일 대형 전력망의 안보를 이유로 행정명령을 내고, 국가안보나 전력망 안정성에 과도한 위험을 일으킨다고 판단되는 특정 외국산 전력설비의 조달·수입·설치 등을 금지하거나 조건부로 허용할 수 있도록 했다. 변압기와 대형 발전기, ESS, 인버터, 제어 시스템 등도 대상 범위에 포함된다.

공급망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국내 전력기기 업체에는 신규 공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코트라는 지난 6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엔비디아와 아마존, 테슬라, 구글 등을 포함한 현지 기업·기관 150여곳과 국내 기술기업 37개사가 참여한 ‘한미 피지컬 AI 수퍼커넥트’를 개최했다. 하반기에는 실리콘밸리와 댈러스로 전력기자재 무역사절단을 보낼 예정이다.

미국 제조업 공급망의 변화도 두 번째 기회로 꼽혔다. 미중 경쟁과 미국의 자국 제조업 육성 정책이 맞물리면서 미국 기업들이 기존 조달망을 재편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트라는 자동차와 조선, 방산, 반도체, 에너지 인프라 등을 국내 소부장 업체의 신규 진입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보고 있다.

단순 부품 납품을 넘어 기술 실증과 공동 연구개발(R&D), 솔루션 공급 등으로 협력 방식도 넓힌다.

이달 초 시카고에서 열린 한미 글로벌파트너링(GP) 행사에는 GM과 스텔란티스, 중장비업체 CNH 등 미국 대형 제조기업 20곳과 국내 소부장 기업 61곳이 참여해 공급망 협력 상담을 진행했다.

코트라는 하반기 디트로이트에서 북미 자동차부품 전략상담회도 열 계획이다. 완성차 업체와 대형 부품사가 필요로 하는 품목을 사전에 파악한 뒤 이에 맞는 국내 기업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세 번째 축은 K컬처를 등에 업은 소비재다. 대표적인 품목이 화장품이다. 지난해 한국 화장품의 최대 수출국은 처음으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미국 수출액은 22억달러로 중국의 20억달러를 앞질렀다. 한국은 전체 화장품 수출액 114억달러를 기록하며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 화장품 수출국에 올랐다.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8월까지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18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7.6% 증가했다.

코트라는 미국 시장에서 K뷰티가 성장한 배경으로 스킨케어 중심의 제품 차별화와 다양한 원료, 소셜미디어(SNS)를 활용한 마케팅 등을 꼽았다.

앞으로는 미국 유통업체별 인증과 물류, 최소주문수량, 입점조건 등에 대한 정보를 국내 중소기업에 제공하고 현지 판매망에 맞춘 제품·마케팅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유통기업 및 역직구 플랫폼과 중소 소비재 기업이 함께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도 지원한다.

관세 대응과 현지 투자 지원도 병행한다. 미국 현지 전문가와 연계해 관세 환급과 원산지 규정 등 기업들의 실무 대응을 돕고, 미국에 투자하는 국내 기업의 현지 파트너 발굴과 협력업체 동반 진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LA 무역관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 해외사무소 통합 플랫폼 ‘K-마루’ 운영 상황도 점검했다. LA는 올해 2월 하노이·나이로비·두바이·브뤼셀과 함께 K-마루의 첫 선도지역으로 지정됐다. 해외에 흩어진 공공기관 사무소를 한 공간에 모아 기업이 마케팅과 금융·기술 등의 지원을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강경성 코트라 사장은 “미중 패권 경쟁, 관세, 중동전쟁에서 보듯 미국은 통상질서 재편의 시작점으로, 미국내 시장 변화, 특히 수요 증가 분야와 함께 불확실성 속 기회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AI, 공급망 재편, K컬처 확산을 계기로 북미 시장에서 우리 기업 성과가 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